레저로서 캠핑의 대중화를 이끈 사람은 영국의 여행가이드였던 토마스 하이램 홀딩(Thomas Hiram Holding, 1844~1930)이다. 야외 생활을 좋아해 1901년 캠핑 마니아들을 모아 최초의 캠핑 그룹을 엮은 데다 1908년에는 ‘캠핑 가이드북’도 펴냈다. 하지만 1880년대 이미 영국 템즈강변에 수많은 캠퍼(Camper)가 몰렸고 무거운 장비는 선박으로 수송한 점을 들어 단지 자연 속에 있으려는 인간의 본성이 캠핑을 활성화시켰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후 자동차에 잔뜩 장비를 싣고 야외로 나가는 오토캠핑은 자동차의 등장과 궤를 같이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본격적인 열풍이 일어난 때는 2차 대전 이후인 1950년대 초반이다. 당연히 자동차로는 넉넉한 공간의 RV가 주목받았고 캠핑카로 개조된 차종도 대부분 RV였다. 나아가 편리함에 대한 욕구는 아예 RV 안에서 숙박까지 해결하려는 니즈로 연결돼 아예 별도로 캠핑카를 제작하는 곳도 나타났다. 반면 RV는 출퇴근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되 캠핑을 떠날 때 화물적재 공간만 견인하는 캠핑 트레일러도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타던 차를 넓게 개조한 뒤 캠핑에 활용하는 모터카라반도 등장했다. 한 마디로 야외 생활에 필요한 공간을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캠핑도 각각 발전해 온 셈이다.

국내에서도 캠핑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장비를 매고 산과 계곡을 찾아 떠나던 때가 1960년대다. 물론 지금은 장비를 자동차에 싣는 데다 경량 및 소형화로 무게 부담도 많이 줄였지만 그보다 자연 속에 머무르려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에서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캠핑 인구만 400만명이 넘고 전국의 캠핑장 숫자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러자 정부가 캠핑을 자동차 튜닝 및 레저 산업 진흥의 통로로 결정하고 타던 차를 마음껏 캠핑용으로 개조하라는 촉진 정책을 내놨다. 비싼 트레일러와 모터카라반을 이용하기 부담스럽다면 타던 승용차를 캠핑카로 바꿔 전국 곳곳을 누비라는 차원이다.

그래서 타던 중고차를 캠핑카로 개조했더니 뜬금없이 개별소비세 논란이 일어났다. 자동차의 본래 기능인 ‘이동’에 ‘숙박’이라는 별도 목적이 추가돼 재산 가치가 올랐으니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이라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처음 승용차 살 때 이미 개별소비세를 냈는데 뒷좌석에 조그만 캠핑 시설을 만들었다고 같은 세금을 추가로 내라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급기야 캠핑카 세금 논란은 형평성 문제로 확대됐다. ‘캠핑카(Camping car)’라는 제품의 기능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원인이다.

캠핑카 개조 허용은 자동차 및 여행산업 활성화 차원인 반면 세금 부과는 오로지 개조되는 자동차의 재산적 가치 변동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동’의 본래 기능에 ‘레저’가 추가됐다면 이미 세금이 부과된 ‘이동’ 부분은 과세에서 배제될 수 있지만 한쪽에선 제품의 재산가치가 우선 항목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캠핑카도 기본적으로 이동을 한다. 그리고 캠핑장에 머무는 순간부터는 숙박용이다. 한 가지 물건으로 ‘이동’과 ‘숙박’이 동시에 해결되니 세금을 어디에 부과하는 게 맞는걸까. 캠핑카 세금 논란이 일어난 배경이다.

권용주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