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차 타고 싶다"…1억 이상 고가 수입차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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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월 판매량 사상 최대
람보르기니 84대로 265% 급증
포르쉐, 4월에만 1000대 넘어
"벤츠·BMW는 이제 흔한 차"
고급 수입차 매장 전화문의↑
'법인 명의로 구매' 경향도 한몫
람보르기니 84대로 265% 급증
포르쉐, 4월에만 1000대 넘어
"벤츠·BMW는 이제 흔한 차"
고급 수입차 매장 전화문의↑
'법인 명의로 구매' 경향도 한몫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지난달 한국에서 1018대의 차량을 팔았다. 지난해 4월(336대)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포르쉐가 월 1000대 이상 차량을 판매한 것은 2014년 국내 법인(포르쉐코리아)이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포드, 지프, 렉서스, 도요타, 랜드로버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쳤다. ‘없어서 못 판다’는 볼보(1128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도 2억원이 넘는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의 지난 1~4월 판매량은 84대다. 전년 동기(23대)와 비교하면 265.2%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급증하자 깜짝 놀란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회장이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았을 정도다. 도메니칼리 회장은 “한국은 람보르기니에 큰 잠재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소비가 곤두박질쳤다지만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서울 강남 영동대로와 도산대로에 있는 고급 수입차 브랜드 매장의 딜러들은 소비자 상담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다. 한 딜러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직접 매장을 찾는 손님은 줄었지만, 전화 문의는 작년보다 더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1~4월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1만1602대로 전년 동기(7603대) 대비 52.6% 증가했다. 수입차가 가장 많이 팔렸던 2018년(1~4월 9886대)과 비교해도 17.4% 늘었다. 전체 수입차에서 1억원 이상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4.9%다. 지난해까지는 10%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5%포인트 뛰었다. 수입차 여섯 대 중 한 대가 1억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입차 판매가 늘다 보니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고가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츠나 BMW는 이제 ‘흔한 차’가 됐으니, 더욱 비싼 차를 사고 싶다는 심리가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벤츠 판매량은 7만8133대로 국내 공장이 있는 한국GM(7만6471대)보다 많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도 고가 수입차 판매를 늘린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동급 차량일 때 SUV가 세단보다 1000만~2000만원 이상 비싸다. 고가 수입차를 법인 차량으로 구매하는 문화도 고가 수입차 판매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올해 팔린 람보르기니 차량 84대 중 94%인 79대는 법인 명의다. 롤스로이스 차량 42대 중 39대, 벤틀리 차량 63대 중 53대가 법인차로 등록됐다. 정부는 차량 구입 및 유지비를 연 1000만원 이상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운행일지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세법 개정안을 2016년 제정했다. 법인 명의로 고가 수입차를 산 뒤 개인용으로 쓰는 관행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세법이 개정된 직후에는 법인 수입차 판매량이 줄었지만, 운행일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 등 ‘꼼수’가 알려지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부터 개별소비세가 5%에서 1.5%로 인하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 다수는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소비세가 낮아진 틈을 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도 2억원이 넘는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의 지난 1~4월 판매량은 84대다. 전년 동기(23대)와 비교하면 265.2%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급증하자 깜짝 놀란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회장이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았을 정도다. 도메니칼리 회장은 “한국은 람보르기니에 큰 잠재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소비가 곤두박질쳤다지만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서울 강남 영동대로와 도산대로에 있는 고급 수입차 브랜드 매장의 딜러들은 소비자 상담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다. 한 딜러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직접 매장을 찾는 손님은 줄었지만, 전화 문의는 작년보다 더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1~4월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1만1602대로 전년 동기(7603대) 대비 52.6% 증가했다. 수입차가 가장 많이 팔렸던 2018년(1~4월 9886대)과 비교해도 17.4% 늘었다. 전체 수입차에서 1억원 이상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4.9%다. 지난해까지는 10%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5%포인트 뛰었다. 수입차 여섯 대 중 한 대가 1억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입차 판매가 늘다 보니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고가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츠나 BMW는 이제 ‘흔한 차’가 됐으니, 더욱 비싼 차를 사고 싶다는 심리가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벤츠 판매량은 7만8133대로 국내 공장이 있는 한국GM(7만6471대)보다 많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도 고가 수입차 판매를 늘린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동급 차량일 때 SUV가 세단보다 1000만~2000만원 이상 비싸다. 고가 수입차를 법인 차량으로 구매하는 문화도 고가 수입차 판매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올해 팔린 람보르기니 차량 84대 중 94%인 79대는 법인 명의다. 롤스로이스 차량 42대 중 39대, 벤틀리 차량 63대 중 53대가 법인차로 등록됐다. 정부는 차량 구입 및 유지비를 연 1000만원 이상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운행일지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세법 개정안을 2016년 제정했다. 법인 명의로 고가 수입차를 산 뒤 개인용으로 쓰는 관행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세법이 개정된 직후에는 법인 수입차 판매량이 줄었지만, 운행일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 등 ‘꼼수’가 알려지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부터 개별소비세가 5%에서 1.5%로 인하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 다수는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소비세가 낮아진 틈을 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