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짜리도 순식간에 마감"…오피스텔로 옮겨간 '청약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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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무풍지대 오피스텔, 전국 각지서 흥행
수백 대 1의 경쟁률로 완판…분양권에 억대 웃돈도
전매 금지 규제로 반사 이익 예상
"웃돈 붙는 오피스텔은 일부일 뿐"
수백 대 1의 경쟁률로 완판…분양권에 억대 웃돈도
전매 금지 규제로 반사 이익 예상
"웃돈 붙는 오피스텔은 일부일 뿐"
아파트에 불고 있는 청약광풍이 오피스텔에도 불고 있다. 15억원을 호가하는 오피스텔이 가뿐하게 청약을 마감했다. 아파트와 동일한 주거여건을 갖추면서도 규제가 덜한 주거상품으로 인식되면서다.
오피스텔은 과거 '수익형 부동산'으로 불리며 '월세'를 계산해 투자하는 수요들이 몰렸다. 이제는 아파트처럼 분양권을 거래하고 웃돈을 붙여 파는 수단이 됐다. '아파텔'이라고도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늘어나면서 방 2개 이상을 갖춘 오피스텔은 매매시장에서 아파트같이 취급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수십억이 되는 오피스텔 청약이 마감되는 한편, 광역시나 주요 도시에서는 수만명이 몰리고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에 적용되지 않아 비규제지역에서는 당첨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통장 없이 청약 가능하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다주택자라면 보유세 부담도 덜 수 있다.
오피스텔은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니어도 청약할 수 있다. 거주요건이나 전매제한 등이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언제든 '환금성'이 가능하다는 점도 오피스텔 청약에 몰리는 이유다.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 주거용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수요도 늘었다. 오는 8월 수도권과 광역시로 확대되는 아파트 전매제한 강화도 오피스텔 청약광풍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규제는 계속해서 새로운 풍선효과를 쏟아내는 가운데, 오피스텔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최근에는 아파트처럼 수억 원의 웃돈이 형성되는 경우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오피스텔 분양권에 억대 웃돈 붙어
서울에서는 전매제한이 적용되고 수십억원에 달하는 오피스텔이 마감을 기록했다. 28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동대문구에 짓는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오피스텔의 청약에서 315실을 모집하는데 6874명이 신청했다. A블록과 B블록으로 나뉘어 받은 청약에서 주탱형별로 수백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A블럭은 171실에 3620명이 신청해 21.2대1, B블럭은 315실 모집에 3254명이 몰려 1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가구를 모집하는 분양가 7억7403만원의 전용 71OG㎡에는 269명이 몰렸다. 분양가가 15억원을 넘는 전용 84㎡OE형(복층형)과 전용 84㎡OF형(펜트하우스형)의 경쟁은 더 치열했다. 각각 2가구씩을 모집했는데 84㎡OE형에는 98명, 84㎡OF형에는 214명이 신청했다. 광역시에서는 청약에 수만명이 몰리고 일찌감치 수백대 1을 기록한 터다. 계약과 동시에 거래가 시작되면서 웃돈이 1억원 이상 붙은 곳도 나왔다. 지난달 대전 도안신도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도안’은 392실 모집에 총 8만7397건이 접수돼 평균 223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후 계약시작 4일 만에 모든 주인을 찾았다.
지난 3월 부산에 공급된 ‘빌리브 센트로’ 역시 392실 모집에 1만4960건이 접수되며 평균 38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인천 송도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320실 모집에 총 5만7692건이 접수돼 평균 180 대 1의 경쟁률로 분양을 마쳤다. 이 단지는 계약과 동시에 최대 1억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오피스텔은 시세가 안오른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실제 거주중인 주거용 오피스텔은 분양가 대비 수억 원씩 시세가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바로 앞에 자리한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는 전용면적 84㎡타입이 4월 기준 6억2500만 원에 거래됐다. 1년 새 1억5000만원 가량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 오피스텔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주의 필요"
그렇다고 오피스텔 투자여건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아파트 못지 않게 침체된 분위기다.
실거래가가 오르거나 웃돈이 붙은 오피스텔은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수요자와 투자자들은 '똘똘한 오피스텔'을 선점하려다보니 일부 지역에서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허수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오피스텔은 지역 구분이 없고 몇백만원만 있으면 모바일로도 청약이 가능할 정도로 간편하다. 아파트에서 재미(?)를 못 보게된 투자자들이 전국구로 움직이며서 오피스텔 투자로 쏠리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실제 통계상으로 오피스텔 관련 지표들은 우울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19년 4분기 대비 0.11% 하락했다. 지난 4월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1억7842만6000원으로 전월 대비 6만7000원 하락했다.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은 부산으로 전월 대비 28만원이 떨어졌다. 이어 대구(-27만3000원), 울산(-26만4000원), 경기(-21만7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은 2억2938만원으로 유일하게 매매가격이 12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지만, 전국적으로는 내림세의 분위기다.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도 감소세다. 올해 3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총 1만3706건으로, 전월 대비 약 3%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는 "시장에 유동성은 넘치는데 부동산에 주로 투자했던 분들은 아파트에서 길이 막히면서 마땅한 투자처는 없는 상태다"라며 "오피스텔 투자가 과거 아파트 투자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오피스텔은 과거 '수익형 부동산'으로 불리며 '월세'를 계산해 투자하는 수요들이 몰렸다. 이제는 아파트처럼 분양권을 거래하고 웃돈을 붙여 파는 수단이 됐다. '아파텔'이라고도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늘어나면서 방 2개 이상을 갖춘 오피스텔은 매매시장에서 아파트같이 취급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수십억이 되는 오피스텔 청약이 마감되는 한편, 광역시나 주요 도시에서는 수만명이 몰리고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에 적용되지 않아 비규제지역에서는 당첨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통장 없이 청약 가능하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다주택자라면 보유세 부담도 덜 수 있다.
오피스텔은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니어도 청약할 수 있다. 거주요건이나 전매제한 등이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언제든 '환금성'이 가능하다는 점도 오피스텔 청약에 몰리는 이유다.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 주거용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수요도 늘었다. 오는 8월 수도권과 광역시로 확대되는 아파트 전매제한 강화도 오피스텔 청약광풍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규제는 계속해서 새로운 풍선효과를 쏟아내는 가운데, 오피스텔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최근에는 아파트처럼 수억 원의 웃돈이 형성되는 경우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오피스텔 분양권에 억대 웃돈 붙어
서울에서는 전매제한이 적용되고 수십억원에 달하는 오피스텔이 마감을 기록했다. 28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동대문구에 짓는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오피스텔의 청약에서 315실을 모집하는데 6874명이 신청했다. A블록과 B블록으로 나뉘어 받은 청약에서 주탱형별로 수백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A블럭은 171실에 3620명이 신청해 21.2대1, B블럭은 315실 모집에 3254명이 몰려 1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가구를 모집하는 분양가 7억7403만원의 전용 71OG㎡에는 269명이 몰렸다. 분양가가 15억원을 넘는 전용 84㎡OE형(복층형)과 전용 84㎡OF형(펜트하우스형)의 경쟁은 더 치열했다. 각각 2가구씩을 모집했는데 84㎡OE형에는 98명, 84㎡OF형에는 214명이 신청했다. 광역시에서는 청약에 수만명이 몰리고 일찌감치 수백대 1을 기록한 터다. 계약과 동시에 거래가 시작되면서 웃돈이 1억원 이상 붙은 곳도 나왔다. 지난달 대전 도안신도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도안’은 392실 모집에 총 8만7397건이 접수돼 평균 223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후 계약시작 4일 만에 모든 주인을 찾았다.
지난 3월 부산에 공급된 ‘빌리브 센트로’ 역시 392실 모집에 1만4960건이 접수되며 평균 38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인천 송도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320실 모집에 총 5만7692건이 접수돼 평균 180 대 1의 경쟁률로 분양을 마쳤다. 이 단지는 계약과 동시에 최대 1억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오피스텔은 시세가 안오른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실제 거주중인 주거용 오피스텔은 분양가 대비 수억 원씩 시세가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바로 앞에 자리한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는 전용면적 84㎡타입이 4월 기준 6억2500만 원에 거래됐다. 1년 새 1억5000만원 가량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 오피스텔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주의 필요"
그렇다고 오피스텔 투자여건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아파트 못지 않게 침체된 분위기다.
실거래가가 오르거나 웃돈이 붙은 오피스텔은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수요자와 투자자들은 '똘똘한 오피스텔'을 선점하려다보니 일부 지역에서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허수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오피스텔은 지역 구분이 없고 몇백만원만 있으면 모바일로도 청약이 가능할 정도로 간편하다. 아파트에서 재미(?)를 못 보게된 투자자들이 전국구로 움직이며서 오피스텔 투자로 쏠리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실제 통계상으로 오피스텔 관련 지표들은 우울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19년 4분기 대비 0.11% 하락했다. 지난 4월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1억7842만6000원으로 전월 대비 6만7000원 하락했다.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은 부산으로 전월 대비 28만원이 떨어졌다. 이어 대구(-27만3000원), 울산(-26만4000원), 경기(-21만7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은 2억2938만원으로 유일하게 매매가격이 12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지만, 전국적으로는 내림세의 분위기다.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도 감소세다. 올해 3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총 1만3706건으로, 전월 대비 약 3%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는 "시장에 유동성은 넘치는데 부동산에 주로 투자했던 분들은 아파트에서 길이 막히면서 마땅한 투자처는 없는 상태다"라며 "오피스텔 투자가 과거 아파트 투자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