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일자리 늘어난 덕분
'알바' 쪼개기로 취업시간 줄어
"임금 증가…저임 근로자 감소"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
양질의 일자리만 반영 '왜곡'
일자리위원회가 청년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며 내세운 첫 번째 근거는 높아진 청년(15~29세) 고용률과 낮아진 청년 실업률이다.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청년 고용률은 2016년 말 41.7%에서 작년 말 43.5%로 상승했다. 이 기간 실업률은 9.8%에서 8.9%로 하락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단기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한시적, 기간제, 시간제, 비전형 일자리는 350만6000명이었다. 2019년 8월에는 413만 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정규직, 임금 근로자는 612만5000명에서 598만5000명으로 줄었다.
평균 취업시간도 감소했다. 비정규직의 평균 취업시간은 2016년 8월 33.2시간에서 2019년 8월에는 30.8시간으로 줄었다. 시간제는 같은 기간 20.5시간에서 18.9시간으로 취업시간이 감소했다. 1주일에 15시간 일하면 줘야 하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쪼개기 일자리가 만들어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질적 개선을 설명하며 인용한 임금 통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일자리위원회는 월평균 임금이 2016년 194만2000원에서 작년 222만2000원으로 증가했고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일자리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자료를 기준으로 월평균 임금과 시간당 임금이 늘어났다고 했다. 이는 5인 이상 사업장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다. 청년들이 많이 일하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수치에서 빠졌다.
전문가들은 고용 통계는 개인 통계를 가져오면서 임금 통계는 통계청이 아니라 고용부 자료를 가져온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업체 조사는 양질의 일자리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고용과 다른 임금 통계를 사용한 것은 필요한 결과를 내기 위해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