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깊은 韓외교부…"보안법 사태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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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격화로 입장 난처
한국, 양자택일 기로에
한국, 양자택일 기로에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통과로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에 양자택일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결 국면에서 자국에 힘을 보태라는 양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어느 한쪽에도 가담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2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로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국제 정세와 미·중 갈등 등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홍콩보안법 통과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열린 회의였지만 이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 참석자들은 한층 격렬해진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를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최근 고조되는 국제사회의 갈등과 그 파급효과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우려가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외교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민관 협업 아래 그 의미와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은 올해 초 무역합의로 잠잠해진 듯했으나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중국 책임론’과 마스크 등 필수 방역물품 확보를 두고 다시 불거졌다. 미국이 반중(反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하고, 중국도 홍콩보안법에 대한 한국의 이해와 지지를 사실상 요청하면서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모양새다.
한국으로서는 어느 한편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동맹국인 미국과는 오랜 기간 밀접한 안보·경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중국 역시 한국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국 경제는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서 비롯된 중국의 경제 보복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작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냉랭해진 남북한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도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미·중 양자택일 또는 전략적 모호성 유지와 관련해 “그런 방향성에 대해 다 열어놓고 논의했다”며 “오늘 결론이 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정부는 2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로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국제 정세와 미·중 갈등 등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홍콩보안법 통과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열린 회의였지만 이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 참석자들은 한층 격렬해진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를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최근 고조되는 국제사회의 갈등과 그 파급효과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우려가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외교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민관 협업 아래 그 의미와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은 올해 초 무역합의로 잠잠해진 듯했으나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중국 책임론’과 마스크 등 필수 방역물품 확보를 두고 다시 불거졌다. 미국이 반중(反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하고, 중국도 홍콩보안법에 대한 한국의 이해와 지지를 사실상 요청하면서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모양새다.
한국으로서는 어느 한편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동맹국인 미국과는 오랜 기간 밀접한 안보·경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중국 역시 한국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국 경제는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서 비롯된 중국의 경제 보복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작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냉랭해진 남북한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도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미·중 양자택일 또는 전략적 모호성 유지와 관련해 “그런 방향성에 대해 다 열어놓고 논의했다”며 “오늘 결론이 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