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 뒤 두 원내대표에게 보자기에 싼 음식을 선물했다.
김 여사는 주 원내대표에게 "문어 한 마리 담았다. 사모님과 함께 드시라"는 말을 덧붙였다.
부인이 대구에 있던 주 원내대표는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최형두 원내대변인을 비롯해 원내대표실 직원들과 저녁 자리에 이를 들고 갔다. 문어숙회가 담겼을 것으로 생각하고 직원들과 나누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보자기를 풀자 통문어, 전복, 육류, 버섯 등을 함께 넣어 만든 '모듬해물사태찜'이 모습을 나타냈다. 알보 고니 김 여사가 주 원내대표의 고향인 경북 울진에서 문어를 즐기는 것을 고려해 세심하게 요리를 만든 것이었다.
김 수석부대표 등은 입을 모아 "꼭 사모님과 드셔야 한다"며 다시 보자기를 묶어서 원내대표의 손에 돌려보냈다. 주 원내대표는 "영부인께서 너무 신경을 써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육류와 해물, 야채가 어우러지는 찜 요리로 화합을 기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김 원내대표에게 건넨 음식 보자기는 통합당의 상징인 분홍색, 주 원내대표에게 건넨 보자기는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이었다.
김 여사의 음식 내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여사는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직접 만든 인삼정과를 후식으로 선보였다. 2018년 11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에서도 청와대 경내에서 딴 감으로 만든 곶감을 제공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