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망가지는 섬유화, 하루 소주 반병 이상 마신다면 '위험' [이지현의 생생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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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서 간경변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9만5397명으로, 전년보다 6.7% 증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18% 정도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증가폭이 가파르다. 간 경변증은 간이 굳어져 제 기능을 못하는 질환이다. 오랜시간에 걸쳐 진행하는데 간이 상당히 망가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질환을 발견하면 중증 상태인 환자가 많다. 간 섬유화와 간 경변증 등에 대해 알아봤다.
○간은 가장 큰 장기
간은 몸 속에 있는 장기 중 가장 크다. 술과 같은 알코올, 약 등 몸에 들어온 화학물질을 해독한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호르몬 등을 합성하고 처리하는 업무도 맡아 몸 속 화학공장이라고도 불린다. 간 조직은 회복능력이 좋다. 하지만 손상이 계속되면 해독은 물론 각종 대사기능도 멈춰버린다. 평소 간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간은 망가져도 잘 재생하는 기관이다. 간이 정상기능을 하는 사람이라면 질병 등의 이유로 간을 잘라도 원래 크기와 비슷하게 자란다. 이처럼 재생 능력이 좋지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내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에게 이식하는 생체간이식 수술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간 세포에 염증이 계속 생기면 정상세포가 망가지고 상처가 회복되면서 영구적인 흉터가 남는다. 이를 섬유화라고 한다. 섬유화된 범위가 커지면 간은 제 기능을 못한다. 흉터 때문에 정상 간 조직 범위가 점차 줄어 기능도 떨어진다. 간 섬유화가 심하게 진행돼 간이 딱딱해지면서 쪼그라드는 것을 간경변증이라고 부른다.
간경변증이 생겨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간경변증이 무서운 이유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합병증이 생겨야 증상을 호소한다. 이를 비대상성 간경변증이라고 부른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불쾌감 등을 호소한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데다 이들 증상은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길 수도 있는 흔한 증상이다. 이 때문에 질환을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간이 더 망가지면 복수가 찬다. 간경변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위험한 단계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초반 증상이 없고 증상이 생겨도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만성 간염이 있거나 술을 마시는 자주 사람, 지방간이 심한 사람은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간경변 있으면 간암 위험 높아져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암 위험도 높아진다. 매년 간경변증 환자의 3%가 간암으로 이어진다. 간암은 만성 B형, 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염을 앓고 있거나 간경변증 환자에게 주로 생긴다. 만성 간염 환자나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이 생기지 않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A형 간염도 바이러스성 간염이지만 급성 간염으로 앓고 지나가기 때문에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간경변증은 간세포에 생긴 염증이 오랜 기간 반복될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간경변증 증상이 없어도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검사를 하거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해보면 된다.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이 울퉁불퉁해진다.
혈액 검사를 통해서도 간 기능을 확인해본다. 만성 간염이 없고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데도 간 수치가 높다면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 간 기능은 아스파르트산염아미노기전달효소(AST), 알라닌아미노기전달효소(ALT) 등의 수치로 확인하는데 이들 수치가 40IU/L 미만일 때를 정상 범위로 본다. 다만 성별이나 검사기관에 따라 정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간 질환을 알아보는 다른 방법 중 하나가 조직검사다. 간경변증만 확인하려는 목적으로는 많이 이뤄지지 않지만, 지방간염 등 다른 간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진행하기도 한다.
○간염 관리가 중요
간경변증을 막기 위해 간염 환자는 이들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B형 간염은 완치할 수 없다. 다양한 약이 있지만 이들 약은 대부분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처럼 장기 치료해야 한다.
환자에 따라 약을 먹으면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조차 간 상태에 따라 계속 관리해야 한다. 만약 간염 때문에 간경변증까지 진행됐다면 이를 정상상태로 되돌리는 약은 없다. 마지막 수단은 간이식 뿐이다.
피부에 상처가 생겨도 잘 관리하면 흉터가 적게 생기는 것처럼 간 섬유화가 진행됐더라도 바이러스를 억제하면서 치료를 잘 받으면 섬유화 증상이 일부 호전된다. 신 교수는 "섬유화 진행과정에서도 치료를 통해 더 이상 진행을 막고 기능을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 있다"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간경변증 환자 3%는 간암으로 발전
간경변증을 일으키는 또다른 위험 요인은 술이다. 알코올이 직접 간을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여러 대사과정을 통해 간이 오랜시간 손상되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술은 변수가 많아 정확한 안전기준이 없다. 사람마다 음주 횟수와 양이 다르고 성별, 나이, 알코올 대사 능력도 개인차가 크다. 몇 잔까지는 괜찮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하루 소주 3잔, 여성은 2잔을 초과하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매일 소주 3잔을 마시는 정도로도 지방간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간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간 질환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40세 이상 간경변증 환자라면 6개월 마다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도 마찬가지다. 증상이 없더라도 만성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라면 검사 받아야 한다.
국내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대부분 태어날 때 감염된 수직감염 환자다. 바이러스 수치는 높지만 간 수치는 정상인 면역관용기 상태가 많다. 간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도 지내다가 활동성 간염으로 바뀌는 환자들도 많다. 이렇게 활동성 간염이 생겨도 증상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증상이 없는 환자도 많다. 이 때문에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친다.
신 교수는 "만성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간 손상이나 섬유화 과정까지 진행하지 않을 때부터 바이러스를 억제해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간경변증과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간은 가장 큰 장기
간은 몸 속에 있는 장기 중 가장 크다. 술과 같은 알코올, 약 등 몸에 들어온 화학물질을 해독한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호르몬 등을 합성하고 처리하는 업무도 맡아 몸 속 화학공장이라고도 불린다. 간 조직은 회복능력이 좋다. 하지만 손상이 계속되면 해독은 물론 각종 대사기능도 멈춰버린다. 평소 간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간은 망가져도 잘 재생하는 기관이다. 간이 정상기능을 하는 사람이라면 질병 등의 이유로 간을 잘라도 원래 크기와 비슷하게 자란다. 이처럼 재생 능력이 좋지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내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에게 이식하는 생체간이식 수술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간 세포에 염증이 계속 생기면 정상세포가 망가지고 상처가 회복되면서 영구적인 흉터가 남는다. 이를 섬유화라고 한다. 섬유화된 범위가 커지면 간은 제 기능을 못한다. 흉터 때문에 정상 간 조직 범위가 점차 줄어 기능도 떨어진다. 간 섬유화가 심하게 진행돼 간이 딱딱해지면서 쪼그라드는 것을 간경변증이라고 부른다.
간경변증이 생겨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간경변증이 무서운 이유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합병증이 생겨야 증상을 호소한다. 이를 비대상성 간경변증이라고 부른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불쾌감 등을 호소한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데다 이들 증상은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길 수도 있는 흔한 증상이다. 이 때문에 질환을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간이 더 망가지면 복수가 찬다. 간경변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위험한 단계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초반 증상이 없고 증상이 생겨도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만성 간염이 있거나 술을 마시는 자주 사람, 지방간이 심한 사람은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간경변 있으면 간암 위험 높아져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암 위험도 높아진다. 매년 간경변증 환자의 3%가 간암으로 이어진다. 간암은 만성 B형, 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염을 앓고 있거나 간경변증 환자에게 주로 생긴다. 만성 간염 환자나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이 생기지 않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A형 간염도 바이러스성 간염이지만 급성 간염으로 앓고 지나가기 때문에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간경변증은 간세포에 생긴 염증이 오랜 기간 반복될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간경변증 증상이 없어도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검사를 하거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해보면 된다.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이 울퉁불퉁해진다.
혈액 검사를 통해서도 간 기능을 확인해본다. 만성 간염이 없고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데도 간 수치가 높다면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 간 기능은 아스파르트산염아미노기전달효소(AST), 알라닌아미노기전달효소(ALT) 등의 수치로 확인하는데 이들 수치가 40IU/L 미만일 때를 정상 범위로 본다. 다만 성별이나 검사기관에 따라 정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간 질환을 알아보는 다른 방법 중 하나가 조직검사다. 간경변증만 확인하려는 목적으로는 많이 이뤄지지 않지만, 지방간염 등 다른 간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진행하기도 한다.
○간염 관리가 중요
간경변증을 막기 위해 간염 환자는 이들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B형 간염은 완치할 수 없다. 다양한 약이 있지만 이들 약은 대부분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처럼 장기 치료해야 한다.
환자에 따라 약을 먹으면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조차 간 상태에 따라 계속 관리해야 한다. 만약 간염 때문에 간경변증까지 진행됐다면 이를 정상상태로 되돌리는 약은 없다. 마지막 수단은 간이식 뿐이다.
피부에 상처가 생겨도 잘 관리하면 흉터가 적게 생기는 것처럼 간 섬유화가 진행됐더라도 바이러스를 억제하면서 치료를 잘 받으면 섬유화 증상이 일부 호전된다. 신 교수는 "섬유화 진행과정에서도 치료를 통해 더 이상 진행을 막고 기능을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 있다"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간경변증 환자 3%는 간암으로 발전
간경변증을 일으키는 또다른 위험 요인은 술이다. 알코올이 직접 간을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여러 대사과정을 통해 간이 오랜시간 손상되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술은 변수가 많아 정확한 안전기준이 없다. 사람마다 음주 횟수와 양이 다르고 성별, 나이, 알코올 대사 능력도 개인차가 크다. 몇 잔까지는 괜찮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하루 소주 3잔, 여성은 2잔을 초과하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매일 소주 3잔을 마시는 정도로도 지방간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간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간 질환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40세 이상 간경변증 환자라면 6개월 마다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도 마찬가지다. 증상이 없더라도 만성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라면 검사 받아야 한다.
국내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대부분 태어날 때 감염된 수직감염 환자다. 바이러스 수치는 높지만 간 수치는 정상인 면역관용기 상태가 많다. 간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도 지내다가 활동성 간염으로 바뀌는 환자들도 많다. 이렇게 활동성 간염이 생겨도 증상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증상이 없는 환자도 많다. 이 때문에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친다.
신 교수는 "만성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간 손상이나 섬유화 과정까지 진행하지 않을 때부터 바이러스를 억제해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간경변증과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