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에 대한 보복 조치가 발표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거론이 없어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7.53포인트(0.07%) 내린 25,383.1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58포인트(0.48%) 상승한 3,044.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0.88포인트(1.29%) 오른 9,489.8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주에 3.75% 오르게 됐다. S&P 500 지수는 3.01%, 나스닥은 1.77% 상승했다.

이날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 관련 기자회견을 앞두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시작된 직후에는 하락중이었던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만 소폭 하락세로 장을 마쳤을 뿐 나머지 지수들은 오름세로 전환됐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파기되지는 않을 것이란 보도에 시장은 안도했다.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당장 박탈한 것이 아니라 박탈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점도 시장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제거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홍콩의 자치권 침해에 관련된 중국과 홍콩의 관련 당국자를 제재하겠다고도 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조사 및 중국 출신 일부 유학생 제한 등의 방침도 내놨다.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를 끊고 미국의 지원금을 다른 기구로 돌리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대우를 보장해 왔다. 미국이 실제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할 경우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오히려 시장에는 미국의 주요 지표가 부진했던 게 영향을 줬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13.6%(계절조정치)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12.9% 보다도 부진한 수준으로 사상 최대의 감소폭이다. 개인소비지출은 미 경제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72.3으로 시장 예상 74.0에 못 미쳤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5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35.4에서 32.3으로 하락했다. 시장 전망 치(40.0)를 밑도는데다 1982년 이후 최저치다.

한편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3%(1.78달러) 상승한 35.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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