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 "사회변화 맞춰 교사도 달라져야…임용제도 개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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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선발 혁신' 주장한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교육 역량'이 중요
교과목 하나 잘 가르치면 되던 시대 지나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교육 역량'이 중요
교과목 하나 잘 가르치면 되던 시대 지나
“4차 산업혁명, 고교학점제, 원격수업…. 교실부터 학생까지 모든 것이 급변하니 예비교사도 다르게 교육해야죠. 하지만 교원 임용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시도가 불가능합니다.”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57)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과목 지식 위주로 평가하는 현재의 교사 임용제도는 시대 변화에 맞는 교사를 길러내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이 학교의 제11대 총장에 올랐다.
한국교원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초·중·고교 교사를 모두 양성하는 종합 교원 양성 대학이다. 보통 ‘교대’라 불리는 교육대는 초등 교사를, 일반대학의 사범대는 중등 교사를 양성하지만 한국교원대는 각급 교사를 모두 배출한다. 한국교원대는 신규 교원을 양성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현직 교원을 재교육하고, 교육정책을 연구해 제도화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임용시험에 종속되는 교육 방식 문제
2006년 한국교원대 불어교육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교원 양성 최일선에 있었던 김 총장은 미래 교사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으로 ‘융합 교육’을 꼽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사들은 다양한 교과목 지식을 넘나들면서 학생을 가르쳐야 하고, 아이들이 매사에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전공 교과목 하나만 잘 터득해서 가르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 같은 융합교육 역량을 갖춘 예비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대학이 전통적인 교과목 구분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실적으로 현재 임용제도 안에서 융합 역량을 갖춘 교사를 길러내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미래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을 아무리 열심히 가르치려 한들 임용고시에 떨어지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현행 임용제도는 전공 교과목 지식을 평가하는 1차 시험과 면접·시연 강의를 하는 2차 시험으로 나뉜다. 시험 응시자로선 두 단계 가운데 1차 시험이 더 중요하다. 임용고시는 보통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데, 1차 시험에서 선발 인원의 1.5배수를 뽑는다. 따라서 응시자로선 교과목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총장은 급변하는 미래 교육에 대비하려면 임용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공 지식 1점 차이로 교사 임용 여부가 갈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1차 전공시험을 자격고사로 바꾸고, 2차 시험의 비중을 대폭 높이는 한편 3차로 수습교사제도를 신설해 교사의 미래 교육 역량을 현장에서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입된 원격교육과 관련해 “원격교육 관련 교과목을 교사 자격 획득을 위한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임용시험에도 원격교육 역량을 평가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언제든 다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가 아니라 ‘코로나와 함께’를 전제로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현직 교원 재교육 역할 강화”
김 총장은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위해 교사들이 다양한 교과목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는 교과목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교사들이 천편일률적인 현행 교육과정을 넘어 학생 맞춤형 교과목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전문 교과별 교사 선발 제도를 개선할 것을 주문하면서도 현직 교사에 대한 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서 한국교원대의 역할을 물었다. 그는 “한국교원대는 그동안 교원 양성, 교원 연수, 교육 연구 등 세 가지 기능 중에서 교원 양성 역할에만 집중해온 게 사실”이라며 “교육 연수와 교육 연구 기능을 강화해 국립 종합 교원 양성 대학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학부생보다 세 배가량 많은 대학원 교육과정을 시대 변화에 맞춰 다양하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미 그는 총장 부임 이후 교육대학원 내에 인공지능 융합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올 2학기부터 160명의 현직 교사를 재교육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퇴직 교원 대상으로도 교육과정을 마련하겠다”며 “한국교원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유형의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57)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과목 지식 위주로 평가하는 현재의 교사 임용제도는 시대 변화에 맞는 교사를 길러내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이 학교의 제11대 총장에 올랐다.
한국교원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초·중·고교 교사를 모두 양성하는 종합 교원 양성 대학이다. 보통 ‘교대’라 불리는 교육대는 초등 교사를, 일반대학의 사범대는 중등 교사를 양성하지만 한국교원대는 각급 교사를 모두 배출한다. 한국교원대는 신규 교원을 양성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현직 교원을 재교육하고, 교육정책을 연구해 제도화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임용시험에 종속되는 교육 방식 문제
2006년 한국교원대 불어교육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교원 양성 최일선에 있었던 김 총장은 미래 교사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으로 ‘융합 교육’을 꼽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사들은 다양한 교과목 지식을 넘나들면서 학생을 가르쳐야 하고, 아이들이 매사에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전공 교과목 하나만 잘 터득해서 가르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 같은 융합교육 역량을 갖춘 예비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대학이 전통적인 교과목 구분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실적으로 현재 임용제도 안에서 융합 역량을 갖춘 교사를 길러내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미래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을 아무리 열심히 가르치려 한들 임용고시에 떨어지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현행 임용제도는 전공 교과목 지식을 평가하는 1차 시험과 면접·시연 강의를 하는 2차 시험으로 나뉜다. 시험 응시자로선 두 단계 가운데 1차 시험이 더 중요하다. 임용고시는 보통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데, 1차 시험에서 선발 인원의 1.5배수를 뽑는다. 따라서 응시자로선 교과목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총장은 급변하는 미래 교육에 대비하려면 임용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공 지식 1점 차이로 교사 임용 여부가 갈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1차 전공시험을 자격고사로 바꾸고, 2차 시험의 비중을 대폭 높이는 한편 3차로 수습교사제도를 신설해 교사의 미래 교육 역량을 현장에서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입된 원격교육과 관련해 “원격교육 관련 교과목을 교사 자격 획득을 위한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임용시험에도 원격교육 역량을 평가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언제든 다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가 아니라 ‘코로나와 함께’를 전제로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현직 교원 재교육 역할 강화”
김 총장은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위해 교사들이 다양한 교과목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는 교과목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교사들이 천편일률적인 현행 교육과정을 넘어 학생 맞춤형 교과목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전문 교과별 교사 선발 제도를 개선할 것을 주문하면서도 현직 교사에 대한 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서 한국교원대의 역할을 물었다. 그는 “한국교원대는 그동안 교원 양성, 교원 연수, 교육 연구 등 세 가지 기능 중에서 교원 양성 역할에만 집중해온 게 사실”이라며 “교육 연수와 교육 연구 기능을 강화해 국립 종합 교원 양성 대학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학부생보다 세 배가량 많은 대학원 교육과정을 시대 변화에 맞춰 다양하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미 그는 총장 부임 이후 교육대학원 내에 인공지능 융합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올 2학기부터 160명의 현직 교사를 재교육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퇴직 교원 대상으로도 교육과정을 마련하겠다”며 “한국교원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유형의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