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제 비율 80%, LTV 최대 70%까지 가능
2개 단지로 2번 청약 기회…오는 9일 1순위
지난해부터 관심을 모았던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 서구 백석동 일대에 들어서는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4805가구)'다. 규모는 물론이고 단지에 예정된 각종 편의시설 및 커뮤니티, 무엇보다 배우 이병헌이 모델로 나서면서 '이병헌 아파트'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예약을 통해 입장이 가능한 모델하우스는 지난 29일 개관했다. 단지규모만큼이나 큰데다 총 10개의 주택형 중 8개가 전시되어 있다. '리조트 아파트'를 표방한만큼 안팎에 꾸며놓은 시설들도 휴양지의 모습을 본땄다.
온라인 상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시행사인 DK도시개발·DK아시아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오픈 이후 홈페이지 누적 방문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관심 지역 홈페이지 누적 방문자수가 10만~15만 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각종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관람한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대체로 내부 평면이나 구조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분위기다. 분양일정이 비슷한 '부평SK뷰해모로'와 비교하면, 분양가는 비슷하지만 내부설계는 앞선다는 평가다. 분양가나 주변환경 등을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수도권에서 이 같은 대단지가 공급되는 건 올해 입주한 안산시 '그랑시티자이'(3728가구) 이후 처음이다. 이 아파트가 공급된 2016년 당시에는 미분양 우려도 있었지만, 평균 9.3대1의 경쟁률과 안산 최대청약자들을 끌어모으면서 마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용 84㎡의 매매가는 6억3350만원이었다. 주택형과 층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부분 5억원 중후반의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가 4억5000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뛴 셈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러한 대단지를 대마불사(大馬不死)라고 불렀다. 대단지는 분양에서 입주까지 기간이 긴 편인데다 거래되는 분양권이 많다보니 시장의 등락이 있는 편이다. 그랑시티자이도 그랬고, 서울에서 강북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나 반포자이(3410가구) 등도 미분양 시절을 거쳤다. 그럼에도 입주 후에 대단지만이 누릴 수 있는 편리함과 인프라는 경쟁력을 발하곤 했다.
수요자들도 대단지라는 장점이냐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단점으로 보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그럼에도 관심이 가는 이유는 비규제지역인데다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대부분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권 전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인천도 이에 해당된다.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입주시기)로 강화된다.
최근 몇년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청포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청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로, 청약가점이 낮거나 대츌규제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3040세대들을 두고 지칭한 말이었다. 이들은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나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몰리면서 풍선효과까지 나왔던 터다.
이러한 청포족들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곳이 인천이다. 인천은 신도시를 제외하면 규제가 거의 없는데다 지하철과 광역교통망 등이 확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또한 통장만 있다면 당첨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금융부담도 다른 지역에 비하면 가볍다. 추첨제 비율은 전체의 80%에 해당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예비 당첨자 비율을 공급가구수의 300%로 확대돼 수도권 거주자도 당첨을 노려볼 수 있다.
단지 자체의 계약금은 10%이며, 중도금 60%에 대해서는 이자후불제를 적용한다. 1차 중도금을 내는 시기는 전매가 가능한 6개월 후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하는 ‘최대 5년 거주 의무’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2개 단지로 구성돼 청약기회가 두 번인 점도 장점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574만원, 84㎡ 기준 3.3㎡당 평균 1529만원이다. 4805가구 중 전용면적 85㎡ 이하 90%를 차지한다. 2단지 기준으로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A 4억2150만원 △74㎡A 5억230만원 △84㎡A 5억5660만원 △101㎡ 6억7800만원 △152㎡ 13억7720만원 △241㎡ 27억560만원 등이다.
대단지에서 전용 59㎡가 명분처럼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단지에서는 주력으로 들어간 점을 눈여겨 볼만 하다. 같은 서구에 있는 검단신도시의 경우, 전용 59㎡ 이하의 주택형이 전체의 5%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옛 30평대 전용 74㎡ 이상으로 공급됐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가구당 3명 정도가 거주한다고 가정해도 1만5000명의 인구가 모여들게 된다. 어느정도 규모의 경제가 된다는 얘기다. 이 단지에 기존 아파트와는 다른 시설과 서비스가 도입된 이유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아파트 단지내 최초 ‘미니 에버랜드 조경’과 100만주에 가까운 꽃과 나무를 심는 ‘밀리언 파크'(Million Park) 조경을 선보인다. LG전자가 차세대 IoT기술을 적용하고,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삼식(三食) 서비스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된다. 종로엠스쿨의 직영학원도 들어오며, 3년간 무상으로 ‘돕다(DOPDA)’ 컨시어지 서비스도 도입된다.
기존 백석중, 백석고, 한국주얼리고 외에 기부채납 방식으로 (가칭)한들초등학교 및 (가칭)한들유치원이 새로 건립하고 준공에 맞춰 개교할 예정이다. 인천 지하철2호선 독정역과 인접해 있고, 검암역 인천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화 사업(예정)을 통해 환승 없이 강남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청약일정은 오는 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9일 1순위, 10일 2순위 청약접수를 받는다. 입주는 2023년 6월 예정이다.
인천=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