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턱밑 시위대 진입하자 지하벙커로 피신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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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 일가족 예기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한 듯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까지 몰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잠시 지하벙커로 몸을 피신하는 일이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백악관 쪽으로 몰려들자 잠시 백악관 내 지하벙커에 한 시간가량 머물렀다.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아들 배런 트럼프도 벙커로 피신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는 이번 시위에 불안감을 나타내며 지난달 3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의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에도 가지 않았다.
실제로 이 사건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며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력시위로 변질되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는 미 전역 최소 75개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일어났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사망했다. 체포된 시위대는 1600명을 넘었다. 경찰도 1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이드는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폐 위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질식한 흑인 남성이다. 주변 행인이 이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자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