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의 뒷목을 눌러 사망하게 한 사건이 촉발시킨 미국 유혈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력 이쉬가 엿새째 이어지면서 최소 5명이 죽고 2500명이 체포됐다.

31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140개 도시로 번졌다. 시위가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으로 변하면서 사망자도 속출했다.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15개 주가 주 방위군을 소집했고, 전국에 군 병력 5000여명이 투입됐다. 방위군은 추가로 2000여명이 배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위가 격화되자 40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뉴욕타임스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건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통금령에도 시위대는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의 밤거리를 메웠다. 방위군이 배치된 워싱턴D.C.의 백악관 인근에서는 불길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백악관 근처 공원과 교회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경찰은 최루탄 등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지난 29일 밤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모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과 지하 벙커로 1시간가량 피신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LA에서는 명품 상점이 즐비한 베벌리힐스 로데오 거리에서 약탈과 방화가 일어났다. LA 외곽 롱비치와 산타모니카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롱비치 쇼핑센터는 시위대 습격으로 상점 수십곳이 털렸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폭동은 잦아들었지만 도심 외곽 35번 고속도로에서는 점거 시위가 계속됐다. 미네소타 주방위군은 "우리는 현재 무장하고 있으며 병사들은 탄약을 소지하고 있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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