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 씨가 지난달 29일 농성을 접고 355일 만에 서울 강남역 철탑에서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 씨가 지난달 29일 농성을 접고 355일 만에 서울 강남역 철탑에서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이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해 사장단 대상으로 노사관계에 대한 특강을 열었다.

1일 삼성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해당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문 위원장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한국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강의했다.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도 촉구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삼성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과 사장단은 강이연 끝난 이후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문 위원장은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는 평소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던 것의 후속조치 성격이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외부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이후 3년 만"이라며 "삼성 계열사 인사팀장들은 앞선 지난달 7일 문 위원장으로부터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 방안'에 대한 특강을 듣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통해 노조 활동 보장을 언급한 이후 삼성은 전향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1년 가까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여온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와 합의, 해묵은 문제를 풀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