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조각으로 재해석한 도시 풍경…코로나 탈출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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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근혜갤러리서 젠 박 개인전
레고의 구조적 형태 기반으로
조립·해체 거친 색면회화 선봬
레고의 구조적 형태 기반으로
조립·해체 거친 색면회화 선봬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젠 박의 ‘레고스케이프(-ing) Ⅲ’. 레고를 모티브로 도시의 이미지를 미니멀하게 표현한 신작이다. 공근혜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AA.22774506.1.jpg)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레고스케이프트(Legoscaped)’는 젠 박의 이런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레고의 구조적이고 질서정연한 형태를 기반으로 구축과 조립, 해체와 단순화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색면회화는 미니멀리즘에 가깝다. 지붕과 벽, 집과 집,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이 각각의 색을 입고 뒤섞이거나 재배치된다. 회화, 설치 작품 등 18점을 선보이고 있다.
젠 박의 작업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환경 변화에 따라 유기체처럼 발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진행형의 ‘레고스케이프(-ing)’와 과거형의 ‘레고스케이프트’ 등으로 변용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불안 심리와 탈출의 갈망을 캔버스에 담았다.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레고스케이프트 V’는 추상적 구조물들을 네 가장자리에 두르고 화면 가운데를 큰 여백으로 남겨둔 작품.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창문을 열고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짐작하게 한다.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밖에 나가지 못하는 생활이 길어지면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젠 박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코넬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뒤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패션디자인을, 소더비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사를,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201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 영국, 벨기에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이후 기존의 세상과는 확연히 달라진 상황에서 반성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공근혜갤러리의 ‘포스트 코로나 특별 기획전’ 첫 순서다.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