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사가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로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 해외판매 '반토막'…내수로 버틴 완성차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는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53만120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27만7254대) 대비 절반 가까운 47.8%가 줄었다. 현대자동차의 해외 판매량은 29만811대에서 14만6700대로 49.6%, 기아자동차는 19만5943대에서 10만9732대로 44.0% 떨어졌다. 중견 3사의 사정은 더욱 나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83.2%, 쌍용자동차는 66.3% 급감했다. 한국GM의 감소폭은 45.3%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해외 딜러점 다수가 문을 닫은 결과로 풀이된다. 세계 각국의 소비자도 향후 경기침체를 우려해 자동차 소비를 미루고 있다. 한 완성차업체의 해외사업담당 임원은 “해외 딜러들이 ‘이미 2~3개월치 재고가 쌓여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물량을 보내지 말라’고 손사래 치고 있다”며 “한동안 해외 판매는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굵직한 신차가 잇따라 출시된 데다 개별소비세 인하(70%)가 더해지면서 3개 회사 판매량이 작년 5월보다 늘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를 내놓은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4% 증가했다. 기아차는 쏘렌토와 셀토스, K5 등에 힘입어 5만1181대(증가율 19.0%)를 팔았다. 현대차 판매량도 6만7756대에서 7만810대로 4.5% 늘었다.

다만 한국GM과 쌍용차는 각각 내수 판매량이 10.9%, 25.0% 줄었다. 국내 시장 판매 1위 차종은 현대차 그랜저(1만3416대)였다. 7개월 연속 1위다.

도병욱/김보형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