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0개월 만에 최고가…컨船운임 회복에 '부활 뱃고동'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 국적선사 본격 지원속
中 물동량 작년 수준 회복
3분기엔 수익성 개선도 기대
전세계 물동량 회복은 지켜봐야
中 물동량 작년 수준 회복
3분기엔 수익성 개선도 기대
전세계 물동량 회복은 지켜봐야
‘부활의 뱃고동일까, 불황형 특수로 인한 반짝 반사이익일까….’
HMM(현대상선)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2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20분기 연속 적자’ ‘역대 최저 물동량’ 등 악재가 산적해 있지만 주가는 오르고 있다. 해운업 재건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공급과잉 문제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한진해운 사태 극복 신호?
HMM은 1일 2.54% 오른 4845원에 장을 마쳤다. 2018년 10월 5일(4880원) 이후 약 2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23일 2190원까지 급락했던 주가는 5월 25일 1년2개월 만에 4000원대를 회복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해운업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업황이 악화되자 손실을 보고 팔고 떠난 이들도 상당하다. 한진해운 사태를 겪으면서 해운업에 대한 기대치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 90여 개 항만을 연결하는 74개 노선을 확보했던 한진해운이 쓰러지면서 국내 해운은 전례 없는 위기를 겪었다. 기업들의 수출길은 막혔고, 부산신항은 허브 항만으로서 기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유일하게 남은 국적사 HMM은 유럽 노선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세계 해운회사가 호황기 때 발주해놓은 컨테이너선이 골칫거리였다. 이 배들이 바다로 나오면서 ‘치킨게임’이 펼쳐졌다. HMM이 2011년부터 연간 기준 적자, 2015년 2분기부터 2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초대형선 갖춘 HMM
정부는 2018년에야 상황의 심각함을 깨닫고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 유일하게 남은 국적 컨테이너선사 HMM에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현재 해운산업은 상위 10개사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최근 몇 해에 걸쳐 글로벌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순위 체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런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머스크(덴마크), MSC(스위스) 등 4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다수 확보해 경쟁력을 높였다. 선복량이 적은 컨테이너선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승자독식 구조가 형성됐다. COSCO(중국), 에버그린(대만) 등도 1만8000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을 20%까지 늘렸다. 정부가 나서 내년까지 HMM이 초대형선 20척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HMM의 초대형선 비중은 현재 5% 수준이다. 향후 초대형선 비중을 45%(40만TEU)까지 늘려 작지만 강한 회사로 변신하는 게 목표다. “공급과잉 우려 여전”
해운업은 ‘국가 대항전’이 됐다. 각국 국적해운사가 구조조정을 겪으며 1국가 1국적사 구도로 자리잡은 탓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열린 HMM의 첫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해운 강국 대한민국 재건을 세계에 예고한 청신호”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투자자들도 해운업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4월부터 8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HMM을 사들였다. 중국 물동량도 서서히 회복세다. HMM에 따르면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중국 물동량은 4월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도 지난달 29일 920선까지 올라섰다. HMM은 올 3분기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3년 만에 해운동맹(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한 것도 호재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세계 물동량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탓에 해운사들이 선박 운항을 줄였고, 그 영향으로 운임이 반짝 상승했다는 지적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운항하지 못하고 놀고 있는 컨테이너선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의 물동량 회복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HMM(현대상선)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2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20분기 연속 적자’ ‘역대 최저 물동량’ 등 악재가 산적해 있지만 주가는 오르고 있다. 해운업 재건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공급과잉 문제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한진해운 사태 극복 신호?
HMM은 1일 2.54% 오른 4845원에 장을 마쳤다. 2018년 10월 5일(4880원) 이후 약 2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23일 2190원까지 급락했던 주가는 5월 25일 1년2개월 만에 4000원대를 회복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해운업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업황이 악화되자 손실을 보고 팔고 떠난 이들도 상당하다. 한진해운 사태를 겪으면서 해운업에 대한 기대치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 90여 개 항만을 연결하는 74개 노선을 확보했던 한진해운이 쓰러지면서 국내 해운은 전례 없는 위기를 겪었다. 기업들의 수출길은 막혔고, 부산신항은 허브 항만으로서 기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유일하게 남은 국적사 HMM은 유럽 노선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세계 해운회사가 호황기 때 발주해놓은 컨테이너선이 골칫거리였다. 이 배들이 바다로 나오면서 ‘치킨게임’이 펼쳐졌다. HMM이 2011년부터 연간 기준 적자, 2015년 2분기부터 2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초대형선 갖춘 HMM
정부는 2018년에야 상황의 심각함을 깨닫고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 유일하게 남은 국적 컨테이너선사 HMM에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현재 해운산업은 상위 10개사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최근 몇 해에 걸쳐 글로벌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순위 체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런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머스크(덴마크), MSC(스위스) 등 4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다수 확보해 경쟁력을 높였다. 선복량이 적은 컨테이너선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승자독식 구조가 형성됐다. COSCO(중국), 에버그린(대만) 등도 1만8000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을 20%까지 늘렸다. 정부가 나서 내년까지 HMM이 초대형선 20척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HMM의 초대형선 비중은 현재 5% 수준이다. 향후 초대형선 비중을 45%(40만TEU)까지 늘려 작지만 강한 회사로 변신하는 게 목표다. “공급과잉 우려 여전”
해운업은 ‘국가 대항전’이 됐다. 각국 국적해운사가 구조조정을 겪으며 1국가 1국적사 구도로 자리잡은 탓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열린 HMM의 첫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해운 강국 대한민국 재건을 세계에 예고한 청신호”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투자자들도 해운업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4월부터 8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HMM을 사들였다. 중국 물동량도 서서히 회복세다. HMM에 따르면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중국 물동량은 4월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도 지난달 29일 920선까지 올라섰다. HMM은 올 3분기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3년 만에 해운동맹(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한 것도 호재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세계 물동량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탓에 해운사들이 선박 운항을 줄였고, 그 영향으로 운임이 반짝 상승했다는 지적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운항하지 못하고 놀고 있는 컨테이너선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의 물동량 회복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