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조원을 투자해 경기 평택 공장에 최첨단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 때 더 투자한다’는 삼성의 반도체 투자 원칙에 기초해 ‘초(超)격차 유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일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미세입자를 제거한 반도체 생산 공간) 공사에 들어갔다”며 “2021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곳에선 6세대 V낸드 등 최첨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선제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낸드플래시 업황은 답보 상태다. 2018년 하반기 시작된 하강 사이클은 멈췄지만 뚜렷한 상승동력도 찾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언택트(비대면) 라이프스타일 확산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늘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1일 10조원 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에 이어 열흘 만에 8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자 산업계에선 “이 부회장의 초격차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도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며 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시사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