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스포츠 스타들의 지갑이 가벼워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현상이다.

1일(한국시간)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집계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스포츠 선수 상위 100명의 수입 총액은 36억달러(약 4조4100억원)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9% 줄어든 액수다. 이들의 수입 총액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포브스는 “코로나19로 인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수많은 주요 대회가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고 적었다.

코로나19로 이 명단 내 종목별 수입도 엇갈렸다. 아직 개막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프로야구는 지난 발표에서 15명이 100위 안에 들었으나 올해는 클레이턴 커쇼(32·LA다저스) 홀로 명단에 올랐다. 반면 2019년 발표 명단에서 19명이던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는 올해 31명으로 늘었다. 명단 내 NFL 선수의 총수입은 9억2600만달러(약 1조1300억원)에 달했다.

1위 자리의 주인공도 바뀌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9·스위스·사진 왼쪽)는 포브스가 이 리스트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전’ 수입이 1억630만달러다. 지난 4년간 세 번 1위 자리를 나눠 가진 ‘축구 스타 듀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레알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는 각각 2, 3위로 내려앉았다. 조사 기간 두 사람의 수입 총액은 2억900만달러다. 지난해보다 2800만달러 줄어들었다. 호날두가 1억500만달러, 메시가 1억400만달러를 벌었다. 포브스는 “유럽프로축구 리그가 3월 이후 코로나19로 중단되면서 이들의 수입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9550만달러를 챙긴 네이마르(28·PSG)가 4위에 랭크됐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이 나란히 5, 6, 7위에 이름을 올렸다. LA레이커스의 ‘슈퍼 스타’ 르브론 제임스(36)가 8820만달러로 5위, ‘역대 최고 3점 슈터’로 불리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32)가 7440만달러로 6위, 브루클린 네츠의 케빈 듀랜트(32)가 6390만달러로 7위를 기록했다.

골프선수 중에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오른쪽)가 가장 높은 8위에 자리했다. 그는 이 기간 623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즈의 수입 대부분은 필드 밖에서 나온 ‘장외 수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 기간 번 상금은 230만달러에 불과했다. 나머지 96%에 달하는 6000만달러는 광고에 출연하거나 기업로고, 상품명을 노출하는 대가로 받았다.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는 5200만달러를 벌어 14위에 올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