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은우 "'부부의 세계' 보니…결혼은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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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부부의 세계' 민현서 역 배우 심은우
데이트 폭력 피해자부터 김희애 조력자까지
눈도장 확실시 찍으며 인기 견인
데이트 폭력 피해자부터 김희애 조력자까지
눈도장 확실시 찍으며 인기 견인
지선우(김희애) 앞에서 머리채를 뜯기고, 그의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일 때만 해도 민현서(심은우)에게 이렇게 빠져들게 될 줄 알았을까.
작은 체구지만 단단한 음성,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에 벌벌 떨면서도 자신의 소신과 의지를 지키고 살아갔던 민현서는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로 꼽힌다. 복수에 눈이 멀어버린 지선우(김희애)에게 일침할 수 있고, 그의 행동을 막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었다. 심은우는 그런 민현서를 완벽하게 연기하며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2016년 SBS '원티드'로 드라마를 시작한 심은우의 차근차근 행보가 빛을 본 시간이었다. '부부의 세계' 스페셜 방송에서 민현서를 떠올리며 눈물까지 보였을 만큼 심은우에게 이번 작품은 각별했다.
작품을 완전히 끝낸 후 심은우와 마주했다. 화면보다 더 여리여리했던 심은우는 그럼에도 단단한 내공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 "기대보다 큰 사랑을 받았던 '부부의 세계'"
'부부의 세계'를 만나기 전까지 심은우는 적지 않은 기다림의 시간을 감당해야 했다. tvN '온앤오프'에서 공개된 것처럼 요가 강사 자격증을 딴 것도 그 이유에서 였다.
"요가는 스무살,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시작했어요. 그러다 '원티드'를 마친 후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지면서 슬럼프를 겪었는데, 그때 요가 선생님에게 '수련자 과정'을 추천 받았어요. 수련자 과정을 마친 사람들은 지도자 과정 가격을 깎아 준다는 말에 함께 수련자 과정을 했던 친구들과 하게 됐어요. 개인레슨을 중심으로 2년 정도 강의를 했는데, 다들 제 직업을 아셔서 '부부의 세계'가 잘되니 축하해주고, 응원해 주세요. 저도 오래 수업을 해서 되도록 이분들과는 오래 계속 하고 싶어요." '부부의 세계'에 캐스팅되고, 촬영을 하는 동안엔 온전히 민현서에 빠져 살았다. 특히 지선우 역을 맡은 김희애와 함께하는 장면이 많았던 만큼 "긴장되고 몰입된 상태에서 연기를 했다"고 털어 놓았다.
"사실 제가 김희애 선배님의 오랜 팬이에요. '밀회'를 너무 재밌게 봐서 몇 번이나 다시 봤어요. 가끔 예능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신 인간적인 모습에도 반했고요. 그런 분이랑 연기를 해야하니 잘해내고 싶어서, 촬영 전에 연습실에 가서 연습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선배님 앞에 서니 떨리긴 하더라고요. 선우가 인규(이학주)에게 폭행당하는 현서를 구해주는 장면을 찍고 진짜 현서와 선우처럼 가까워 진 거 같아요. 선배님과 함께 연기를 하면 공기까지 달라지는 게 느껴져요."
◆ "'부부의 세계' 메시지, 저는요…"
'부부의 세계'는 부부의 불륜과 이혼, 이로 인한 애증 등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혼 장려 드라마"라는 평까지 받았다. '미혼'에 극 중 데이트 폭력까지 당했던 심은우는 어땠을까. "비혼을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비혼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부부의 세계'는 다양한 시각으로 결혼과 가정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엔, '비혼'을 장려한다기 보단 가정의 의미와 건강한 가정의 중요성을 보여준 거 같아요. 인규와 현서도 극중엔 그려지지 않았지만 온전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한 트라우마가 보였어요. '건강한 가정을 꾸리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경각심을 준 거 같아요."
드라마의 메시지 만큼이나 민현서라는 캐릭터를 풀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심은우는 극과 극을 오가는 현서의 감정선 뿐 아니라 데이트 폭력 피해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더 고민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인데 그걸 실제로 겪지 않고 연기해야 하니 현서를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사례를 찾아보니 정말 피해자들이 많더라고요. 그 자체로도 충격이었어요. 그러면서 그 피해자들이 어떻게 이 드라마를 보실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 소름돋았던 이학주와 호흡
현서는 인규와 만나면 매번 맞았다. 감옥에 갔다가 출소한 후 다시 현서를 찾아와 "용서해 달라"며 돈을 주고, 잘해줄 때에도 소름 돋는 공포 분위기가 형성됐다. 심은우도 "민현서가 처한 상황과 분위기에 가면 이해되지 못했던 감정들도 내면의 끝까지 차올랐다"고 했을 정도다.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 탓에 "심리치료라도 받아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던 상황이었다. 심은우는 "이학주 배우는 실제로 굉장해 재밌는 분"이라며 극중과는 다른 화기애애한 관계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또 다시 연인 연기를 하는 것엔 거부감을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도 종종 연락을 주고 받아요. 이젠 너무 친해져서 남매 같아요. 연인보다는 현실 남매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치고박고 싸우고. 이번엔, 제가 때려보고 싶어요.(웃음) '라면 끓여'라고 서로 시키고요."
◆ 드라마 이어 예능까지 장악…"새로운 모습들 보여드리고파"
'부부의 세계' 종영 후 심은우는 '온앤오프'를 비롯해 MBC '복면가왕', SBS '런닝맨'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귀여운 외모에 솔직한 입담까지 더하며 단숨에 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손바닥만한 얼굴에 통통한 볼살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심은우는 "사실 동글동글한 얼굴이 컴플렉스였다"고 털어놓았다.
심은우는 "기존의 여배우들은 예쁘고 가녀린데 '현서 역할에 네가 잘 어울리겠냐'는 말도 들었다"며 "예능에선 나와 드라마와 다른 각도로 비춰지니 '뭘 맞았냐, 맞지말지' 이런 반응을 보이시더라. 억울했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능프로그램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오는 시청자들의 피드백에 더욱 감사함을 느끼면서 "배우로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도 다졌다고.
"예능 프로그램은 정말 재밌더라고요. '온앤오프'는 누가 제 일상에 관심을 가져줄까 했는데 예쁘게 편집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복면가왕'은 4년 전에 '나가고 싶다'고 친구와 말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나가게 된 거예요. 말하고 바라면 이뤄진다는 데, 진짜 그런거죠. 그래서 요즘은 10년 후엔 여우주연상을 받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어요.(웃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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