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효과…돼지고기 값 22.9%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고기에 이어 돼지고기 가격도 크게 올랐다. 가정 내 소비가 확산하는 가운데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 여력이 생겨서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돼지고기 1kg당 도매가격은 5115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4159원 대비 22.9% 올랐다. 전달 4286원에 비해서도 19.3%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가격도 오름세다. 5월 냉장 삼겹살의 소비자가격은 100g 당 2273원으로 조사됐다. 평년 대비 12.5%, 전년 대비 15.0% 올랐다.

통상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공급량 부족에 따른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공급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격이 올랐다. 5월 돼지 도축마릿수는 140만9000마리로 평년 대비 1.5% 증가했다. 사육마릿수는 4월말 기준 1148만 마리로, 역시 평년 대비 1.0% 많다.

공급 과잉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높게 나타나는 데에는 계절적으로 6월까지 돼지고기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라는 점, 코로나19에 따른 특수상황 및 재난지원금 지원 등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하반기부터 다시 하락할 전망이다. 공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분기 관측정보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자돈(0~2개월령) 및 육성돈(2~4개월령) 마릿수는 평년 대비 각각 4.4% 많다. 돼지가 6개월간 사육된 후 도축되는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 돼지 도축마릿수가 3.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끝나면 하반기에는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돼지고기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며 "농가들이 최근의 높은 도매가격을 이유로 돼지사육을 늘리기보다는 전망치를 확인해 신중히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