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와 성경책 든 트럼프 "난 법과 질서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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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때 예배 본 교회까지 도보 이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로즈가든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 이후 백악관 밖으로 나와 인근 교회까지 걸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은 전날 백악관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 지하 벙커로 피신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여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로즈가든 연설에서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으로 선언한 이후 "아주 아주 특별한 곳에 존경을 표하기 위해 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특별한 곳'은 백악관 인근에 있는 세인트 존스 교회로, 제임스 매디슨 4대 대통령 재임 때인 1816년에 문을 연 이후 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취임식 전 꼭 예배를 보는 유서 깊은 곳이다.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7년 공식 취임에 앞서 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백악관과는 라파예트 공원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당시엔 검은색 차량을 이용해 교회를 방문했다. 이 교회는 전날 시위 사태 와중에 지하실 일부가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 소방대가 즉시 충돌해 불을 껐으며 정확한 화재 발생 정황과 피해정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백악관 문을 나와 라파예트 공원을 가로질러 교회로 걸어갔다. 교회에 들어가기 전 잠시 앞에 서서 성경을 든 손을 치켜 올리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는 미 전역 최소 75개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일어났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사망했다. 또 체포된 시위대는 1600명을 넘었고 경찰도 1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것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이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폐 위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질식사했다. 주변 행인이 이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자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