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 유리컵 등 사은품으로 활용
LG전자에 다니는 김모씨(30)는 카카오톡의 팀 단체대화방에 이 같은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배경화면으로 걸어놨다. LG전자 전신인 금성이 1980년 하이테크 칼라비전 광고에 넣었던 카피다. 김씨는 "단톡방에서 순간 잘못 내뱉은 말이 회사 생활 10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어 유머코드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1980년대 광고와 로고를 활용해 에코백, 유리컵 등 '굿즈'를 만든다고 2일 밝혔다. 굿즈는 브랜드 충성고객을 늘리는 팬덤 마케팅에 활용되는 기획상품을 의미한다. 주로 알라딘 등 온라인서점과 스타벅스에서 에코백, 텀블러 등을 굿즈로 제작해왔다. 전자업체가 굿즈를 기획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회사 측은 사내에서 시작된 '금성사' 유행이 굿즈 기획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요즘 LG전자 직원들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배경화면에서는 ‘금성사’ 로고와 마스코트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소속 연구원이 심심풀이로 만들어 회사 인트라넷에 올렸던 이미지 파일이다. 주로 20~30대 직원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배경화면 이미지를 디자인한 윤춘근 연구원은 "옛 금성사 광고와 가전제품에 붙어있던 스티커 등을 고증해 디자인했다"며 "스마트폰 배경화면이 호응을 얻자 카카오톡 메신저 단체대화방 배경화면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사내에서 금성사 로고와 마스코트가 유행하는 이유가 젊은이들이 옛 것을 새롭고 재미있게 느끼는 ‘뉴트로’ 트렌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어릴적 TV광고에서 봤던 카피, 냉장고에 붙어있던 마스코트 스티커 등을 떠올리면서 추억에 잠기는 직원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가 윤 연구원과 함께 에코백 굿즈를 제작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어린시절 금성사 광고를 접했던 추억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굿즈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에코백을 우선 제작해 이달 중 LG전자 SNS채널 홍보용 경품 및 LG베스트샵 방문객 선물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윤 연구원은 "금성사 마스코트 디자인을 활용한 유리컵도 기획해 2차 굿즈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