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선전 매체들이 2일 남북 대화가 중단된 책임을 한국에 돌리며 비난 공세에 나섰다.

'메아리'는 이날 기사를 통해 지난달 공군공중전투사령부와 해군2함대가 서해 상공 작전구역에서 실시한 합동 방어훈련, '현무-4' 탄도미사일시험발사 등을 열거하며 남측이 남북군사합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군사적 적대행위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족 간의 신의가 무시되고 민족적 합의가 짓밟히는 비극적 현실은 오늘날 북남 관계와 조선반도 평화 과정이 과연 누구에 의해 교착 상태에 빠져들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누구인들 남조선 당국을 믿고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 나가자고 하겠는가"고 했다.

또다른 선전매체 '서광'도 이날 '협력과 대결, 어느 것이 진짜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남북협력 교류 추진을 자주 역설하지만 대북 정책에 진실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중순 한·미·일 국방당국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안보회의(DTT)를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논의한 것과 이달 중 한·미·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기로 한 것을 차례로 지적하며 "미·일과의 불순한 안보 모의의 연속 과정은 남조선 정부가 동족과의 관계개선이 아닌 대결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남북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근본 원인은 "북남 합의들을 헌신짝처럼 줴버리고 대미 추종과 동족 대결을 밥먹듯이 감행하여온 남조선 당국의 반민족적이며 반통일적인 행위들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미국의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에 맞춰 대북 사안을 승인받으려 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연합훈련을 벌이며 "동족을 겨냥한 불장난질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선전 매체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면서도 "정부는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면서 동해북부선 철도 공사, 비무장지대(DMZ) 문화 자연유사 실태조사 등과 같이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차분하게 진행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남북관계를 준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