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나홀로 상승'
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중개사 1차 시험에 응시한 20대는 1만3277명을 기록했다. 2015년 1만728명에서 2018년 1만5533명으로 매년 늘었지만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다. 30대 응시자도 마찬가지다. 2015년 2만6697명에서 2018년 3만9356명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3만5196명으로 뒷걸음질쳤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증가세는 2030 세대 응시자가 줄어든 여파로 지난해 꺾였다. 1차 시험 전체 응시자는 2015년 9만3185명에서 2018년 13만828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2만9694명으로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 노년층 응시자는 상승세다. 지난해 1차 시험 응시자 중 60대 이상은 8080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3905명에서 매년 1000명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정부 규제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2030 세대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외면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더 이상 ‘취업 스펙’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커졌다. 건설사, 부동산 신탁사, 시행사 등 일부 관련 업종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년층 응시자 증가는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대비를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누구나 응시할 수 있고 정년, 은퇴가 없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노년층의 부동산 자격증 열풍은 아파트 관리 등을 담당하는 주택관리사 자격시험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주택관리사 자격시험 1차 응시자 중 60대 이상은 지난해 2223명으로 2015년(1081명)에 비해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공인중개업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부동산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실계약 기준)는 3008건으로 지난 3월(4411건)에 비해 31.8% 감소했다.
중개업소 신규 개업도 하락세다. 지난달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은 1202건으로 올 들어 최저 수준이었다. 서울 강동구 A공인 대표는 “공인중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 중개업소의 고충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