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 오차도 없다…'로봇 뇌수술 시대' 연 고영의 집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세계 두 번째 상용화
CT·MRI로 뇌 사진 촬영 후
최적의 수술 부위 안내해줘
CT·MRI로 뇌 사진 촬영 후
최적의 수술 부위 안내해줘
![고영테크놀러지 연구원이 뇌수술용 로봇 카이메로의 정밀도를 테스트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AA.22786090.1.jpg)
정밀 기술로 수술 부위 추적
3D(3차원) 측정검사기술 전문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는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기능성 뇌질환 수술(정위기능 수술)을 돕는 의료용 로봇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했다고 2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고영테크놀러지가 2016년 개발한 뇌수술용 보조 로봇 ‘카이메로(KYMERO)’에 대해 진행한 약 2년간의 임상시험을 끝내고 오는 8월부터 수술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카이메로는 뇌수술 부위와 경로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플랫폼’과 수술 부위를 정확히 가리키는 로봇 팔이 장착된 ‘자동입체 정위 시스템’ 등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단독] 1㎜ 오차도 없다…'로봇 뇌수술 시대' 연 고영의 집념](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AA.22790031.1.jpg)
이어 수술대에 달린 로봇 팔이 레이저 빛과 연필 모양의 침습 도구를 통해 정확한 수술 부위와 경로를 가리킨다. 현재 대부분의 뇌수술에선 환자의 머리 부위에 큰 각도기 모양의 뇌 정위 수술기구를 부착한 뒤 수술 부위의 좌표를 측정하고 있다.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사장은 “로봇으로 정교하게 좌표를 측정하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K의료 지원하는 로봇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사장](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AA.22785992.1.jpg)
카이메로 개발이 시작된 건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 과제를 고영테크놀러지가 맡으면서다. 2002년 설립된 고영테크놀러지는 3차원 측정검사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전자제품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을 검출하는 자동화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납 도포 검사장비는 세계 2500여 개 업체에서 쓰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3%에 달한다. 지난 14년간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납 도포 검사장비에 쓰이는 3D 측정기술과 광학기술, 로봇기술 등의 원리가 카이메로 개발의 원천기술에도 적용됐다. 고영테크놀러지는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한 뒤 2022년 현지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로봇이 일부 의료현장을 누비고 있다. 미래컴퍼니는 2008년 복강경 수술 로봇인 ‘레보아이’를 선보였다. 미국의 수술 로봇 ‘다빈치’가 20년 가까이 독점해온 복강경 수술 로봇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큐렉스는 척추 수술 로봇인 ‘큐비스-스파인’을 개발해 국내 허가를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윈터그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42억달러(약 5조1400억원)에서 2022년 130억달러(약 15조9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중 뇌수술용 로봇 시장은 현재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세계 뇌수술 로봇 시장에서 수천억원 규모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산학협력의 결실
![장진우 연세대 의대 교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AA.22786051.1.jpg)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로봇 수술의 메카로 통한다. 2005년 미국에서 다빈치를 도입해 국내 처음으로 로봇 수술을 시작한 뒤 2018년엔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로봇 수술 2만 건을 달성했다.
이정선/윤희은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