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성에 안 차…'AI 빌딩 솔루션'으로 오텍 이름 날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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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0년 '중견기업 신화' 강성희 회장
"아직 한 번도 만족한 적 없다"
"테슬라 주가, 포드의 150배
중요한 건 규모 아닌 '디지털화'"
"아직 한 번도 만족한 적 없다"
"테슬라 주가, 포드의 150배
중요한 건 규모 아닌 '디지털화'"
‘세계 최초보다 고객이 갈망하는 제품.’
2일 서울 양평동 오텍그룹 본사의 강성희 회장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화이트보드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강 회장은 임원 회의 때 직접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냉장 장치, 자동주차 시스템이 주력 사업인 오텍그룹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물었다. 강 회장은 “전통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접목되면서 완전히 변하고 있다”며 “오텍그룹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창업(2000년) 후 20년 만에 오텍을 번듯한 중견그룹으로 키운 입지전적 기업가다. 에어컨(오텍캐리어), 냉장·냉동 장치(캐리어냉장), 자동주차 시스템(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 등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2018년 그룹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지난달 창립 20주년 비전 선포식에선 2025년까지 매출 3조원의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내걸었다.
창업 20년 만에 매출 1조원 달성
강 회장이 꼽은 오텍의 미래 사업은 ‘빌딩 인텔리전트 솔루션(BIS)’이라고 불리는 빌딩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및 관리 사업이다. 강 회장은 BIS에 대해 “빌딩 전문 에너지 시스템 제공, 에너지 절감 효과 측정 및 평가, 유지·보수 및 사후 서비스 등을 총망라한 혁신적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냉방, 난방, 주차관리, 엘리베이터 등 오텍그룹이 쌓아온 기술 노하우에 IoT, AI를 접목해 빌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종합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최근 오텍캐리어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과 IFC몰에 냉방 솔루션을 공급한 뒤 ‘극찬’을 받았다. 콘래드호텔의 전력 사용량이 이전보다 17% 줄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고객이 절실하게 원했지만 받을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기업의 혁신이자 창조경영”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의 또 다른 관심은 ‘디지털 경영’이다. 그는 제품과 기업의 디지털화를 언급하며 BIS 같은 신사업을 디지털 경영의 대표 사례로 강조했다. 각 계열사의 주력사업을 묶고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캐리어냉장이 첨단 인버터 기술을 접목, 소비전력을 기존 제품보다 50% 정도 줄여 내놓은 냉장 쇼케이스(마트와 편의점에서 음료수 등을 진열하는 냉장 장치)도 디지털화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강 회장은 GM, 포드, 테슬라의 주가를 비교하며 디지털 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 주가는 898달러로 포드(6달러), GM(27달러)보다 각각 150배, 33배가량 높다. 강 회장은 “기업의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핵심역량을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생존 위기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이 꺼리는 단어는 ‘성공’과 ‘안정’이다. 그는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며 “매출 1조원, 창립 20주년 같은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기업은 성장을 못하면 결국 문을 닫아야 한다”며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주주가치 향상 위해 힘쓸 것”
강 회장에게 ‘언제쯤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양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며 한사코 수치를 제시하길 마다하던 강 회장은 “수출 비중 50%를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 기업으로서 적어도 매출의 절반을 수출에서 얻어야 제 역할을 한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두 번째 목표는 ‘제품으로 인정받는 기업’이다. 경쟁사보다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오텍만이 만들 수 있는 제품, 오텍이 개척한 사업 영역’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싶다는 얘기다.
‘가치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오텍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986억원이다. 강 회장은 스스로도 ‘성에 안 차는 수준’이지만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도 ‘만족스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의 진면목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주주가치 제고와 가치경영에 신경 쓰겠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20년 동안 승승장구한 강 회장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비행기를 타면 항상 긴장되는 것처럼 기업가는 매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두려움을 즐길 줄 알아야 진정한 기업가라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강 회장은 “파도가 두려워 항구에서 나가지 않는 배는 의미가 없다”며 “침몰의 두려움 속에서 바다로 나가는 배처럼 오텍도 계속 리스크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강성희 오텍그룹 회장은
△1955년 서울 출생
△1981년 한양대 졸업
△1982년 서울차체 입사
△2000년 오텍 창업
△2008년 한국자동차제작자협회장
△2011년 오텍캐리어·캐리어냉장 대표
△2016년 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 대표
△2020년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2일 서울 양평동 오텍그룹 본사의 강성희 회장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화이트보드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강 회장은 임원 회의 때 직접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냉장 장치, 자동주차 시스템이 주력 사업인 오텍그룹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물었다. 강 회장은 “전통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접목되면서 완전히 변하고 있다”며 “오텍그룹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창업(2000년) 후 20년 만에 오텍을 번듯한 중견그룹으로 키운 입지전적 기업가다. 에어컨(오텍캐리어), 냉장·냉동 장치(캐리어냉장), 자동주차 시스템(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 등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2018년 그룹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지난달 창립 20주년 비전 선포식에선 2025년까지 매출 3조원의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내걸었다.
창업 20년 만에 매출 1조원 달성
강 회장이 꼽은 오텍의 미래 사업은 ‘빌딩 인텔리전트 솔루션(BIS)’이라고 불리는 빌딩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및 관리 사업이다. 강 회장은 BIS에 대해 “빌딩 전문 에너지 시스템 제공, 에너지 절감 효과 측정 및 평가, 유지·보수 및 사후 서비스 등을 총망라한 혁신적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냉방, 난방, 주차관리, 엘리베이터 등 오텍그룹이 쌓아온 기술 노하우에 IoT, AI를 접목해 빌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종합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최근 오텍캐리어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과 IFC몰에 냉방 솔루션을 공급한 뒤 ‘극찬’을 받았다. 콘래드호텔의 전력 사용량이 이전보다 17% 줄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고객이 절실하게 원했지만 받을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기업의 혁신이자 창조경영”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의 또 다른 관심은 ‘디지털 경영’이다. 그는 제품과 기업의 디지털화를 언급하며 BIS 같은 신사업을 디지털 경영의 대표 사례로 강조했다. 각 계열사의 주력사업을 묶고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캐리어냉장이 첨단 인버터 기술을 접목, 소비전력을 기존 제품보다 50% 정도 줄여 내놓은 냉장 쇼케이스(마트와 편의점에서 음료수 등을 진열하는 냉장 장치)도 디지털화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강 회장은 GM, 포드, 테슬라의 주가를 비교하며 디지털 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 주가는 898달러로 포드(6달러), GM(27달러)보다 각각 150배, 33배가량 높다. 강 회장은 “기업의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핵심역량을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생존 위기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이 꺼리는 단어는 ‘성공’과 ‘안정’이다. 그는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며 “매출 1조원, 창립 20주년 같은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기업은 성장을 못하면 결국 문을 닫아야 한다”며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주주가치 향상 위해 힘쓸 것”
강 회장에게 ‘언제쯤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양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며 한사코 수치를 제시하길 마다하던 강 회장은 “수출 비중 50%를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 기업으로서 적어도 매출의 절반을 수출에서 얻어야 제 역할을 한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두 번째 목표는 ‘제품으로 인정받는 기업’이다. 경쟁사보다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오텍만이 만들 수 있는 제품, 오텍이 개척한 사업 영역’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싶다는 얘기다.
‘가치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오텍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986억원이다. 강 회장은 스스로도 ‘성에 안 차는 수준’이지만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도 ‘만족스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의 진면목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주주가치 제고와 가치경영에 신경 쓰겠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20년 동안 승승장구한 강 회장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비행기를 타면 항상 긴장되는 것처럼 기업가는 매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두려움을 즐길 줄 알아야 진정한 기업가라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강 회장은 “파도가 두려워 항구에서 나가지 않는 배는 의미가 없다”며 “침몰의 두려움 속에서 바다로 나가는 배처럼 오텍도 계속 리스크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강성희 오텍그룹 회장은
△1955년 서울 출생
△1981년 한양대 졸업
△1982년 서울차체 입사
△2000년 오텍 창업
△2008년 한국자동차제작자협회장
△2011년 오텍캐리어·캐리어냉장 대표
△2016년 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 대표
△2020년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