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영장기각에…부산성폭력상담소 "솜방망이 처벌 우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되자 피해자를 보호하는 부산성폭력상담소는 강하게 반발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재판부의 성 인지 감수성을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던가"라고 한탄했다.
상담소는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가 이 사안 대해서 국민에게 던진 대답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비록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구속에 대한 걱정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공직의 무거움을 알리는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법원은 놓치고 말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2차 가해로 괴로워하고 있으며 언제 다시 자신의 근무 장소로 안전하게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피해자는 아직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는데, 가해자만 구속이 기각된 채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상담소는 이어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데 법원은 여전히 변화하고 있지 않다"며 "중대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가 불구속 재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초범이라는 등의 이유로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했다.
또 "피해자가 밝혔듯이 가해자는 법적 처벌을 받는 명백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면서 "가해자가 사퇴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가 미친 사회적 파장은 너무나도 크다. 고위공직자일수록 더욱 엄중하게 죄를 다스려 공권력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법원은 간과했다"고 강조했다.
부산 여성계와 시민단체의 반발도 이어졌다. 김규리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은 "권력형 성추행은 지독한 범죄인데 사안의 중대성이 제대로 다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중한 사과도 받은 적도 없고 너무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연구원 사무처장도 "공인이고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라며 "오히려 정치인이라 더 엄벌 받아야 할 부분을 집권당의 출신 인사라는 점 때문에 빗겨 나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재판부의 성 인지 감수성을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던가"라고 한탄했다.
상담소는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가 이 사안 대해서 국민에게 던진 대답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비록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구속에 대한 걱정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공직의 무거움을 알리는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법원은 놓치고 말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2차 가해로 괴로워하고 있으며 언제 다시 자신의 근무 장소로 안전하게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피해자는 아직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는데, 가해자만 구속이 기각된 채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상담소는 이어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데 법원은 여전히 변화하고 있지 않다"며 "중대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가 불구속 재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초범이라는 등의 이유로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했다.
또 "피해자가 밝혔듯이 가해자는 법적 처벌을 받는 명백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면서 "가해자가 사퇴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가 미친 사회적 파장은 너무나도 크다. 고위공직자일수록 더욱 엄중하게 죄를 다스려 공권력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법원은 간과했다"고 강조했다.
부산 여성계와 시민단체의 반발도 이어졌다. 김규리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은 "권력형 성추행은 지독한 범죄인데 사안의 중대성이 제대로 다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중한 사과도 받은 적도 없고 너무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연구원 사무처장도 "공인이고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라며 "오히려 정치인이라 더 엄벌 받아야 할 부분을 집권당의 출신 인사라는 점 때문에 빗겨 나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