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2020.6.3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2020.6.3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기본소득 도입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들은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 기본소득 주장이 나올 때마다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했었다. 김 위원장 발언에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모임에 참석해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전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적인 자유를 이 당이 어떻게 구현하고,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해야 하는지가 정치의 기본 목표"라며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 김이 나는 빵을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 먹을 수가 없다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라고 했다.

취재진들이 기본소득 도입 방침을 굳힌 것이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국한해서 이야기한 건 아니다"라면서 "재원 확보가 어려우면 아무리 공감대가 형성돼도 실행이 쉽지 않다.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모임이 비공개로 전환된 후 "왜 3040 세대와 호남사람들이 통합당을 외면할까"라고 물으면서 "특히 3040은 불공정, 불평등을 제일 싫어하는데 우리는 따라가지 못한다. 민주당은 그래도 뭐라도 준다고 생각하는데 통합당은 못준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총선에서 호남에 후보를 안 낸 것은 문제가 많았다"며 "수도권에 있는 호남 사람들이 자기 고향에서 후보도 안 낸 정당을 찍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이 '보수', '자유우파'를 더는 강조하지 말라고 한 것과 관련해 "보수의 소중한 가치마저 부정하며, 보수라는 단어에 화풀이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사민주당 심지어 유사정의당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치 지향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