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태섭 전 의원 징계 사유는 헌법 가치를 따르는 국회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라는 내용의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거대 양당이 내부 문제로 파열음을 보이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태섭 전 의원 징계 건으로,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기본소득 도입 등 '좌클릭'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공개로 전환되기 전 "금 전 의원 징계가 논란으로 확산되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금 전 의원 징계에 대한 언론 보도 동향을 보고받은 직후였다.

이 대표의 당부에도 김해영 최고위원은 "금 전 의원 징계가 헌법적 판단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공개 발언을 하겠다"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은 이후 공개된 자리에서도 "당 윤리심판원은 금 전 의원의 재심 때 헌법적 차원의 깊은 숙의를 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뿐 아니라 소속 의원들도 잡음을 내고 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도중 금 전 의원의 징계와 관련해 "충돌하는 일이 잦으면 무소속으로 활동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는 발언을 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같은날 오전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이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 대표는 강제당론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했지만, 강제당론과 권고 당론은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는 조항은 아니다"라며 "초선 의원들 뇌리에 이 문제가 바글바글 끓고 있을 것이기에 이 문제를 의원총회에서 이야기해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통합당도 사정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김 비대위원장의 연이은 좌클릭에 당내 인사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활동을 시작한 이후 줄곧 △기본소득 도입 △재정 역할 확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협조 가능 △약자와의 동행 △정강정책 수정 △사회안전망을 통한 시장경제 보완 등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 같은 발언들은 전통적 보수의 관점과는 다소 거리가 먼 내용들이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통합당 초선 모임 강연에서는 "보수라는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보수의 소중한 가치마저 부정하며, 보수라는 단어에 화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이 공식 활동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의원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 밖에 있는 홍준표 의원 역시 "좌파 2중대 흉내 내기를 개혁으로 포장해서는 좌파 정당의 위성정당이 될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최근 이 같은 불만들을 의식한 듯 이날 이 대표 예방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단계에서는 기본소득을 구체적으로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기본소득이 말로만 한다고 되는 간단한 조치가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난 반응을 보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