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온라인 판매 테슬라…포드 시총의 7배로 성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코로나 시대의 승자들
(1) 위기가 '퀀텀 점프' 기회로
(1) 위기가 '퀀텀 점프' 기회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신형 ‘모델3’가 올해 1분기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친환경차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차 각축장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가 판매 1위에 등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설립된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188억달러였으나 2일(현지시간) 604억달러로, 5개월여 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10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47억달러)보다 13배 많은 기업이 됐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작년 1000만 명이던 하루 최대 이용자 수가 3억 명으로 급증한 덕분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 속에서도 ‘스타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택근무에 날개 단 기술기업
줌은 1분기 매출이 3억2820만달러(약 3996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이 전문가 예상치(9센트)를 훨씬 웃도는 20센트였다. 줌의 고객사 가운데 10명 이상 직원을 둔 기업은 총 26만5400곳으로 1년 전에 비해 4.5배 급증했다. 강화된 보안성을 내세우며 줌의 대항마로 꼽혀온 노르웨이 업체 펙십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오슬로증시에 상장할 당시 9억4200만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12년 창업한 지 8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기업의 근무환경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것이란 관측이 이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이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영원히 재택근무해도 좋다”고 선언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직원 4만5000여 명 중 절반은 5~10년 내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수적인 일본 경영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히타치는 코로나19 사태 종료 후에도 전체 직원의 70%(약 2만 명)를 대상으로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관심 커진 친환경·헬스케어
코로나19 사태 후 친환경 및 건강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큰 트렌드다. 일론 머스크가 2003년 창업한 테슬라의 시총은 작년 말 757억달러였으나 이날 1634억달러로 불어났다. 기업가치로 보면 1903년 설립된 포드자동차(234억달러)보다 7배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양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393억달러)와 포드를 합친 것보다도 2.6배 크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테슬라 주가만 계속 뛰고 있다.
전기차 선두 업체인 데다 대면 접촉 없이 100%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이 실적 호조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케언에너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전기차 시장이 올해보다 36% 성장해 300만 대가량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집콕족’의 증가로 가정 운동기구를 판매하는 기업도 새로운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홈트레이닝 회사인 펠로톤은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늘어난 5억246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운동 수업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월 이용료(12.99달러)를 받는데도 유료 회원이 작년 동기 대비 64% 급증한 88만6000명에 달했다.
헬스케어 업체들도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포착했다. 한국 셀트리온헬스케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여섯 배 급증했다. 미국 제약 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 진단키트 업체 애벗 등에도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모든 걸 동영상으로 구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만든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는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5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하루 8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2016년 9월 서비스 출시 후 4년도 안 돼 누적 다운로드 20억 건을 돌파했다. 2년 전 750억달러로 평가됐던 이 회사 가치는 현재 최대 1800억달러로 불어났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영상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1분기에만 1577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추가했다. 당초 예상치보다 두 배 많은 숫자다. 전체 유료 가입자는 1억8000만여 명이다. 실적도 좋다. 1분기 영업이익이 9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08.7% 급증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는 16%로, 작년 한국의 6대 제조 업체 평균(5.4%)보다 세 배가량 높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생활방식 변화에 따른 혜택을 동영상 기업들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반려동물용품 업체들도 시장 위축을 거슬러 급속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게 배경이다. 미국 반려동물용품 업체 츄이의 주가는 작년 6월 뉴욕증시 상장 당시 주당 22달러였는데 현재 50달러 안팎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2013년 설립된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188억달러였으나 2일(현지시간) 604억달러로, 5개월여 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10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47억달러)보다 13배 많은 기업이 됐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작년 1000만 명이던 하루 최대 이용자 수가 3억 명으로 급증한 덕분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 속에서도 ‘스타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택근무에 날개 단 기술기업
줌은 1분기 매출이 3억2820만달러(약 3996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이 전문가 예상치(9센트)를 훨씬 웃도는 20센트였다. 줌의 고객사 가운데 10명 이상 직원을 둔 기업은 총 26만5400곳으로 1년 전에 비해 4.5배 급증했다. 강화된 보안성을 내세우며 줌의 대항마로 꼽혀온 노르웨이 업체 펙십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오슬로증시에 상장할 당시 9억4200만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12년 창업한 지 8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기업의 근무환경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것이란 관측이 이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이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영원히 재택근무해도 좋다”고 선언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직원 4만5000여 명 중 절반은 5~10년 내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수적인 일본 경영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히타치는 코로나19 사태 종료 후에도 전체 직원의 70%(약 2만 명)를 대상으로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관심 커진 친환경·헬스케어
코로나19 사태 후 친환경 및 건강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큰 트렌드다. 일론 머스크가 2003년 창업한 테슬라의 시총은 작년 말 757억달러였으나 이날 1634억달러로 불어났다. 기업가치로 보면 1903년 설립된 포드자동차(234억달러)보다 7배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양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393억달러)와 포드를 합친 것보다도 2.6배 크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테슬라 주가만 계속 뛰고 있다.
전기차 선두 업체인 데다 대면 접촉 없이 100%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이 실적 호조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케언에너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전기차 시장이 올해보다 36% 성장해 300만 대가량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집콕족’의 증가로 가정 운동기구를 판매하는 기업도 새로운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홈트레이닝 회사인 펠로톤은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늘어난 5억246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운동 수업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월 이용료(12.99달러)를 받는데도 유료 회원이 작년 동기 대비 64% 급증한 88만6000명에 달했다.
헬스케어 업체들도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포착했다. 한국 셀트리온헬스케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여섯 배 급증했다. 미국 제약 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 진단키트 업체 애벗 등에도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모든 걸 동영상으로 구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만든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는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5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하루 8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2016년 9월 서비스 출시 후 4년도 안 돼 누적 다운로드 20억 건을 돌파했다. 2년 전 750억달러로 평가됐던 이 회사 가치는 현재 최대 1800억달러로 불어났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영상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1분기에만 1577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추가했다. 당초 예상치보다 두 배 많은 숫자다. 전체 유료 가입자는 1억8000만여 명이다. 실적도 좋다. 1분기 영업이익이 9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08.7% 급증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는 16%로, 작년 한국의 6대 제조 업체 평균(5.4%)보다 세 배가량 높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생활방식 변화에 따른 혜택을 동영상 기업들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반려동물용품 업체들도 시장 위축을 거슬러 급속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게 배경이다. 미국 반려동물용품 업체 츄이의 주가는 작년 6월 뉴욕증시 상장 당시 주당 22달러였는데 현재 50달러 안팎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