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인천대 차기 총장에 출마한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가 4일 인천시청에서 대학 이사진의 총장후보 선임에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국립인천대 차기 총장에 출마한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가 4일 인천시청에서 대학 이사진의 총장후보 선임에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국립인천대가 차기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대학 이사회가 선임한 최종 후보에 대해 일부 교수와 졸업생들이 반발하고 있으며, 탈락한 일부 후보자는 이사회 결정 철회와 해체 주장을 하고 있다.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는 4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격사유가 없는 1위 후보를 제치고 3위 후보를 뽑은 사유를 밝혀야 한다”며 “야합과 전횡으로 이뤄진 이사회 결정은 즉시 철회되고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지난달 인천대 총장추천위원회(추천위)가 주관한 예비후보자 5명에 대한 정책평가단(학교구성원) 투표결과와 추천위 평가 점수를 합해 1위를 차지한 총장 후보다. 반영비율은 학교구성원 75%, 추천위 25%로 사실상 직선제의 취지를 담았다는 게 최 교수의 주장이다. 정책평가단은 교수 70%, 직원 14%, 총학생회 9%, 조교 6%, 총동문회 1%로 구성돼 지난달 7일 총 2500여 명이 참가해 투표를 치렀다. 인천대 총장선거가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참가하는 민주적 절차를 밟고 있는 근거로 평가받는 이유다.

인천대 이사회는 이달 1일 조동성 현 총장 등 9명의 내·외부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총장추천위 평가(대학구성원과 추천위 평가)에서 3위에 머물렀던 이찬근 무역학부 교수를 차기 총장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이사회 재적수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선임돼 차기 총장 선출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게 이사회 측 주장이다.

그러나 최 교수는 “논문 심사 등 결격사유가 없고 다수의 지지를 받은 1위 후보가 선임되는 게 상식”이라며 “다른 대학에서도 3위가 1위 후보를 제치고 선출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학교구성원과 추천위 평가를 무시하고 백지상태에서 총장후보를 선출한다면 직접 투표는 왜 했는지 묻고싶다”고 되물었다. 그는 “지난달 25일에 있었던 정책발표회에는 이사진 2명이 참석을 안했고, 그나마 참석했던 이사진 일부는 6월1일 이사회 투표에 다른 사람이 참석했다”며 "총장 선임 투표 자체가 요식행위였다"고 말했다. 인천대 이사진은 현직 총장·이사장·교무부총장이 당연직이고,기획재정부·교육부·인천시·동문회·교수회 등서 추천한 이사로 구성된다. 최 교수는 “총장후보 선출의 파행에 대해 이사진들은 전원 사퇴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해 총장후보를 다시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대 이사회 관계자는 “정책평가단에서 1등한 후보는 이사회에서 투표결과 반영을, 나머지 두 후보는 이사회 결정에 따르겠다는 등 후보마다 입장이 있는 것”이라며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 교수가 차기 총장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 정관이나 규정에 따라 다른 후보의 탈락 사유를 밝힐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인천대 교수와 졸업 동문들도 최 교수를 지지하며 인천대 이사회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일부 교수들은 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천대 이사회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투표결과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 반성하고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동문들은 3일 성명서에서 인천대 총장 최종 임명권을 갖고 있는 정부는 이번 사태가 대한민국의 민주절차에 반(反)하는 행태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총장 임명을 보류할 것을 요구했다.

인천대 이사회가 이찬근 총장후보를 교육부 장관에게 임용 제청하면 ,대통령은 차기 총장을 최종 임명하게 된다. 차기 인천대 총장의 임기는 7월 29일부터 2024년 7월 28일까지 4년이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