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매각 금액을 놓고 대한항공과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과의 협상과는 별개로 공원화 과정은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원화…서울시, 변경안 주민열람 '강행'
서울시 공공개발기획단은 4일 서울시보에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내용의 열람공고를 게재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송현동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주민들이 열람할 수 있는 기간은 5일부터 19일까지 2주 동안이다. 경복궁 옆 3만6642㎡ 규모의 이 땅은 2008년 대한항공이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였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알짜 부지’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도시·건축위원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결정안을 상정해 조언을 받았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와 관련이 있는 대한항공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에게 문화공원 변경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도록 정식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이 가지고 있는 송현동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빠르게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기 위해선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주민 의견 청취→유관부서 협의→도시계획위원회 심의→결정·고시 등의 과정을 거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자문에 이어 예정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오는 8월까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결정 고시를 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해당 부지를 팔지 않겠다고 해도 공원화는 절차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부지 대금과 관련한 이견을 드러내면서 매각 협상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시세(5000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거론되는 가격으로는 송현동 부지를 팔 수 없다”고 반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매각 가격에 대해 “대한항공 측이 대략적으로 생각하는 금액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객관적인 시세 평가를 위해 감정 평가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