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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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번엔 코로나 사망자에 대해 민도(民度)를 거론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이날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적은 이유를 민도(民度)로 설명했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강제성을 띤 도시봉쇄를 하지 않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책이 '자유라는 가치를 지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 질문자는 아소 부총리가 이끄는 국회 내 파벌인 '아소파' 소속인 나카니시 겐지 자민당 의원이었다.

이에 아소 부총리는 현행 일본 헌법상 도시봉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유라는 가치를 지키게 됐다고 말문을 연 뒤 사망률을 언급했다. 그는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일본은 7명"이라며 "(다른 나라 인사들로부터) 당신들만의 약을 갖고 있느냐는 전화를 자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들과 우리나라와는 국민의 민도 레벨(수준)이 다르다'라고 하면, 모두가 말을 (더는) 잇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소 부총리는 "최근엔 그런 전화도 오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일본의 민도가 높다는) 그런 견해가 정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4일자 지면을 통해 주요 국가별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수에서 아시아권이 유럽이나 미주권과 상대적으로 적다. 일본은 7명으로 한국(5명), 싱가포르(4명), 중국(3명), 대만(0.3명)보다는 많지만, 영국(580명) 이탈리아(555명) 프랑스(443명) 미국(327명) 캐나다(196명) 등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적다.

아소 부총리는 이 기사를 근거로 나카니시 의원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호평하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답변에서 일본은 섬나라여서 연대성이 강하고, 정부 요청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경향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협력이 사망자가 적어진 첫 번째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소 부총리는 튀는 발언을 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엔 지난 3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연기·취소 가능성이 거론될 당시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