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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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가 됐든 안 됐든 경제활동 재개가 임박했다. 지속적인 봉쇄 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경제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를 제거하기 위한 수준 높은 공중보건 시스템을 갖추고, 사려 깊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똑똑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매우 값싼 테스트. 앞으로 몇 달간 이 중 어느 것도 기대하긴 힘들다. 우리는 광범위하게 테스트하고 있지만 공중보건 시스템은 아직 부족하다. 미국의 각 주와 도시들은 감염자 추적 앱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정부가 전면적인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많은 의사와 감염병 전문가는 대규모 2차 감염을 경고하며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틀릴 수도 있다. 사람들은 똑똑하고 장소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

사람들은 정부가 말하기 훨씬 전부터 위험한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사람들이 내리는 수많은 결정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국인은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

어떤 곳은 다른 곳보다 바이러스가 더 쉽게 퍼질 수 있다. 대규모 식당, 생일 파티 장소, 요양원, 유람선, 항공모함 등 사람들이 장시간 서로 붙어 있는 실내 활동에서 가장 잘 퍼진다. 바이러스 대부분은 일상적 접촉이 아닌 큰 이벤트에 의해 퍼진다. 사람들은 이런 장소와 이벤트를 재빨리 피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진 몇몇 요양원의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감염자가 증가한다면 사람들은 더 조심할 것이다. 감염이 계속 줄어들면 사람들은 덜 조심하게 될 것이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 더 나은 지식과 테스트 등으로 무장하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천천히 감소할 것이다.

강력한 테스트와 추적 프로그램 외에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가 각 지역사회에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즉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다. 사람들이 위험을 모르면 제2, 제3의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질병이 어떻게 확산되는지, 또 어떻게 차단되는지 등에 대한 더 나은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다.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경제를 괴롭힐 것이다. 한 칸씩 자리를 띄운 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과 옆 좌석이 비어 있는 항공기 등은 두 배의 요금을 부과하거나 직원 임금을 절반으로 깎아야 할 수도 있다. 근로자들 사이에 6피트(약 1.83m)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공장들은 더 많은 공간을 임차해야 할 것이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소독해야 한다면 비용이 더 늘어난다.

효율성은 미국 경제의 상징이다. 신중한 경제활동 재개는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다. 이 바이러스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면 그것은 물건값이 비싸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총생산(GDP)과 근로자 평균 임금은 감소할 것이다. 똑똑한 사람과 기업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조치와 그렇지 않은 것을 판단해 더 효율적인 경제활동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실업자가 많아지고 효율성이 낮아지는 경제에서는 저임금 노동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이 와중에 집에 머물면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역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는 사라져야 한다. 부분적으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테스트 실패, 식품의약국(FDA)의 마스크 규제 등 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맞았다. 더 많은 규제를 도입하는 건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미국의 광범위한 인터넷 인프라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건강한 부분이었다. 우리 모두는 코로나19에 대한 연구를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고, 사람들의 트윗에 대한 비판도 살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이 마스크가 도움이 된다고 하거나, 안 된다고 하면 신속하게 그 증거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

심지어 전문가들도 실시간으로 배우고 있다. 중국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조차 이른바 전문가와 공무원들의 정보 독점 욕구는 여전한 것 같다. 우리는 토론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원제=Get Ready for the ‘Careful’ Economy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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