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2020.6.3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2020.6.3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기본소득 도입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들은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 기본소득 주장이 나올 때마다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모임에 참석해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전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적인 자유를 이 당이 어떻게 구현하고,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해야 하는지가 정치의 기본 목표"라며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 김이 나는 빵을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 먹을 수가 없다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모임이 비공개로 전환된 후엔 "민주당은 그래도 뭐라도 준다고 생각하는데 통합당은 못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서는 확장 재정 정책을 이어온 문재인 정부조차 "현재로서는 논의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매월 생활비를 주는 것인데, 많은 토론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4일 김 위원장을 겨냥해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가 싫으면 오지 말았어야 한다. 좌파 정당을 만들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유사민주당 심지어 유사정의당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치 지향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