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10년), 의무거주(최대 5년) 부담될 듯
서울서 내달까지 4161가구 일반분양 예정
서울에서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고, 청약으로 눈을 돌리려니 당첨가점은 부쩍 높아져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오는 7월말부터 시행되는 점도 고민의 이유다. 분양가는 낮아지지만 그만큼 필요한 가점은 높아지고 전매제한이나 의무거주기간 등이 강화될 전망이어서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주거종합계획에서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거주의무 부과(최대 5년)를 위한 주택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한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서울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이후에는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청약통장 가입자수 '급증'
분양가 상한제 전부터 이미 청약 경쟁률은 치솟고 가점은 고공행진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에 공급된 7개 단지에만 12만11건의 1순위 청약 통장이 몰렸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아파트 평균 당첨가점은 58.4점이다. 올해에도 3월 서초구 르엘신반포(67.8점), 4월 양천구 호반써밋 목동(67점) 등이었다. 최근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에는 전용면적 59㎡에 청약가점 만점자가 등장했다. 서울에서 1년 5개월여만이다.
일부 수요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점수가 높아지겠지’라는 기대를 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녹록하지 않다. 청약통장 가입자들과 1순위 통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589만8345명이었던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올해 4월 597만1446명으로 늘었다. 신규 가입자 수도 지난 2월 1만5920명에서 3월 1만8926명, 4월 2만3212명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은 더욱 치열하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미계약 물량 3가구에 전국에서 26만4625건이 접수됐다. 중도금과 잔금 대출은 제공되지 않지만 새 집 프리미엄을 원하는 수요가 대거 몰렸다.
때문에 김씨 같이 고민이 되는 수요자들은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공급되는 서울 분양에 관심을 두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서울에서 6~7월 재개발·재건축으로 1만3319가구가 공급되며, 4161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후분양 논의가 진행중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등을 제외한 물량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557가구) 보다는 일반분양이 2.5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 둔촌주공 빼도 7월까지 4161가구 분양 예정
분양이 임박한 지역에서는 분양 열기가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동대문구 용두6구역 재개발 지역에 들어서는 ‘래미안 엘리니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1~121㎡ 총 1048가구의 대단지로 이 중 47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단지 주변 도보 거리 내 신설동역(지하철 1·2호선·우이신설선), 제기동역(1호선)이 있다.
노원구에서는 롯데건설이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아파트를 공급한다. 총 1163가구 중 전용면적 21~97㎡ 721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과 당고개역을 도보 이용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또 성북구 길음동 542-1번지 일원 길음역세권 재개발을 통해 ‘길음역세권 롯데캐슬 트윈골드’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 84㎡ 총 395가구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다.
대우건설은 중구 인현동2가 일원 세운6-3-4구역에 짓는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에서 아파트를 분양한다. 단지는 전용면적 24~42㎡ 614가구 규모이며 이중 293가구가 이번에 분양된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1지구 단독주택 재건축인 ‘푸르지오 써밋’이 이달 분양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51~155㎡로 구성되며 총 489가구 중 10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7월 이후 분양을 계획했던 곳 중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공급을 서두르는 곳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서울은 청약 경쟁률이 치열하고, 분양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관심단지를 여러 곳 선정하고 순차적으로 청약을 넣어보는 게 당첨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