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다방 운영하는 까닭
“원두와 빵을 한 가지씩 골라주세요.”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로데오거리. 한때 스타벅스였던 오래된 건물에 ‘문화다방’(사진)이라는 곳이 자리 잡았다. 이곳에선 요즘 유명하다는 ‘망원동내커피’의 커피와 연남동 ‘브레드랩’의 빵을 맛볼 수 있다. 이름과 연락처만 입력하면 가격은 무료. 원두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내려준다.

2층에서는 저녁마다 각종 강연이 진행된다. 음악평론가 장일범 씨에게 모차르트와 베토벤 외에 최근 클래식 음악 트렌드는 무엇인지 배우기도 하고, 여행 사진작가 박신우 씨와 함께 사진에 대해 논하며,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 함께 다양한 문화유산에 깃든 장인정신을 찾아보기도 한다. 최근에는 문화다방을 홍보하는 TV 광고도 나왔다.

이곳을 운영하는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작년 여름에는 ‘제철식당’이라는 팝업 레스토랑도 운영했다. 지중해풍 퓨전요리식당인 ‘이타카’와 협업했는데, 지역 농협으로부터 공급받은 유기농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 인기를 끌었다.

증권사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대신 식당과 다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사는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일반 사람들은 ‘투자’라고 하면 주식 투자로 1000만원을 날렸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는데, 이런 투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투자는 수익률을 좇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윤택하게 채워주는 하나의 문화로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식당이나 다방을 만들고,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강연회를 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