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혈세 지원…두산 회생의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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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조 6천억 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 그룹을 구제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불과 두 달 사이 결정한 지원금 규모입니다.
두산이 당장 올해 갚아야 할 빚만 4조 원이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 같은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두산은 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그야말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
이게 또 쉽지 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오늘 <뉴스 포커스>에선 두산 그룹의 현재와 회생 가능성에 대해서 조명해 보겠습니다. 산업부 송민화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불과 두 달 새 3조 6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준의 혈세 지원이 결정됐습니다.
요새 0%대 금리에, 추경까지 잦다보니 이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지만 아무튼 짧은 기간 동안 채권단이 엄청난 결정을 했네요.
어떤 배경에서인가요?
<기자>
몇 가지 추측을 해 보자면요.
먼저 코로나 사태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두산의 위기와 자주 비견되는 게 과거 IMF 시절의 신호탄이 됐던 `한보 사태`입니다.
재계 순위 15위의 대기업, 두산이 무너지면 기업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결국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거든요.
이미 실물, 금융 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살리고 보자는 판단이 우세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산업은행 측은 두산 지원의 이유로 "기간 산업,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과 실업 등을 고려해 지원이 불가피하다"며
나아가 "주식 시장의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당장 두산의 급한 불을 끄게 해 준 셈인데 3조 6천억 원이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겁니까?
계열사 매각이 시작부터 삐그덕 하는 것 같던데요.
<기자>
일단 두산 측은 계열사를 포함해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과거 소비재 기업에서 중장비와 발전 기업으로 바뀐 것처럼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건데요. 또 말씀하신대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혈세가 투입된 만큼 채권단이 지난해 `금호 사태` 당시 박삼구 회장에게 퇴진을 요구한 것처럼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와 함께 총수 일가의 책임 또한 물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화면 보시겠습니다.
[송민화 기자 리포트]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가능할까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절차는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입니다.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두산솔루스나 밥캣과 같은 알짜 계열사 매각 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려면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할 경우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입니다.
두산중공업은 또 기존 주력 사업 모델인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 의존도를 낮추는 사업 구조조정도 병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사업비중은 화력발전이 70%, 원자력발전이 13% 수준으로 정부의 친환경·탈원전 정책 기조와 다소 어긋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업비중을 크게 낮추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기존 주력 사업 모델인 화력발전과 원자력 발전 의존도는 크게 떨어뜨려야 되고요. 친환경적인 모델들을 다시 새롭게 도입해서 여기서부터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하는데 사실 이런 작업들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죠.”
앞서 두산중공업은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친환경과 미래형 고부가가치 사업인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주축으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3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기까지 채권단이 얼마나 기다려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또한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압박에 이어 총수 일가 책임론마저 불거지고 있어, 두산중공업의 앞날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앵커>
주가도 들여다 볼까요?
긴급자금 지원이 결정되면서 바닥을 헤매던 주가가 반짝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체질 개선이 없다면 단기 특수에 그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최근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의 한 축인 `그린 뉴딜` 등 미래성장성도 챙겨야 합니다.
두산에게 무엇이 기회가 될 지 시장이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이민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이민재 기자 리포트] `그린 뉴딜`이 기회?…"캐시 카우 지켜라" 경영 정상화와 경제 재개 기대 등이 겹쳐 최근 두산 그룹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당 매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런 출렁임이 반짝 특수에 그칠 수 있다며 중장기 계획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채권단의 지원 규모에 맞게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동시에 3조 6,000억원 수혈로 정상화를 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을 해야 합니다.
체질 개선을 위한 시나리오로 여러 의견이 엇갈리지만 미래 성장성과 캐시카우(Cash Cow)를 동시에 가져가야 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미래성장성 부문에서는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되는데 `그린 뉴딜`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에 맞게 원자력에서 가스터빈, 풍력 등으로의 전환이 첫 번째입니다.
또 매각이 힘든 두산퓨얼셀과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드론`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두산로보틱스의 물류 자동화 사업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사업성이 미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중장기 계획으로 고려하되 캐시카우를 지켜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상헌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가장 큰 급선무는 지금 잘 되고 있는 인프라코어, 밥캣이라든지, 두산 자체 전자 부문들을 잘 지켜내면서 두산중공업이 회생되는 게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두산과 채권단이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계 별로 수정될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앵커>
네, 오늘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 그룹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위기의 원인이 무엇이고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겠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기업을 살리고 또 일자리를 지키는 게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송 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임원식(ryan@wowtv.co.kr), 송민화(mhsong@wowtv.co.kr), 이민재(tobemj@wowtv.co.kr) 기자
임원식기자 ryan@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3조 6천억 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 그룹을 구제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불과 두 달 사이 결정한 지원금 규모입니다.
두산이 당장 올해 갚아야 할 빚만 4조 원이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 같은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두산은 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그야말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
이게 또 쉽지 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오늘 <뉴스 포커스>에선 두산 그룹의 현재와 회생 가능성에 대해서 조명해 보겠습니다. 산업부 송민화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불과 두 달 새 3조 6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준의 혈세 지원이 결정됐습니다.
요새 0%대 금리에, 추경까지 잦다보니 이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지만 아무튼 짧은 기간 동안 채권단이 엄청난 결정을 했네요.
어떤 배경에서인가요?
<기자>
몇 가지 추측을 해 보자면요.
먼저 코로나 사태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두산의 위기와 자주 비견되는 게 과거 IMF 시절의 신호탄이 됐던 `한보 사태`입니다.
재계 순위 15위의 대기업, 두산이 무너지면 기업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결국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거든요.
이미 실물, 금융 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살리고 보자는 판단이 우세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산업은행 측은 두산 지원의 이유로 "기간 산업,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과 실업 등을 고려해 지원이 불가피하다"며
나아가 "주식 시장의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당장 두산의 급한 불을 끄게 해 준 셈인데 3조 6천억 원이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겁니까?
계열사 매각이 시작부터 삐그덕 하는 것 같던데요.
<기자>
일단 두산 측은 계열사를 포함해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과거 소비재 기업에서 중장비와 발전 기업으로 바뀐 것처럼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건데요. 또 말씀하신대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혈세가 투입된 만큼 채권단이 지난해 `금호 사태` 당시 박삼구 회장에게 퇴진을 요구한 것처럼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와 함께 총수 일가의 책임 또한 물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화면 보시겠습니다.
[송민화 기자 리포트]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가능할까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절차는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입니다.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두산솔루스나 밥캣과 같은 알짜 계열사 매각 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려면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할 경우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입니다.
두산중공업은 또 기존 주력 사업 모델인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 의존도를 낮추는 사업 구조조정도 병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사업비중은 화력발전이 70%, 원자력발전이 13% 수준으로 정부의 친환경·탈원전 정책 기조와 다소 어긋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업비중을 크게 낮추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기존 주력 사업 모델인 화력발전과 원자력 발전 의존도는 크게 떨어뜨려야 되고요. 친환경적인 모델들을 다시 새롭게 도입해서 여기서부터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하는데 사실 이런 작업들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죠.”
앞서 두산중공업은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친환경과 미래형 고부가가치 사업인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주축으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3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기까지 채권단이 얼마나 기다려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또한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압박에 이어 총수 일가 책임론마저 불거지고 있어, 두산중공업의 앞날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앵커>
주가도 들여다 볼까요?
긴급자금 지원이 결정되면서 바닥을 헤매던 주가가 반짝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체질 개선이 없다면 단기 특수에 그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최근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의 한 축인 `그린 뉴딜` 등 미래성장성도 챙겨야 합니다.
두산에게 무엇이 기회가 될 지 시장이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이민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이민재 기자 리포트] `그린 뉴딜`이 기회?…"캐시 카우 지켜라" 경영 정상화와 경제 재개 기대 등이 겹쳐 최근 두산 그룹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당 매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런 출렁임이 반짝 특수에 그칠 수 있다며 중장기 계획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채권단의 지원 규모에 맞게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동시에 3조 6,000억원 수혈로 정상화를 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을 해야 합니다.
체질 개선을 위한 시나리오로 여러 의견이 엇갈리지만 미래 성장성과 캐시카우(Cash Cow)를 동시에 가져가야 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미래성장성 부문에서는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되는데 `그린 뉴딜`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에 맞게 원자력에서 가스터빈, 풍력 등으로의 전환이 첫 번째입니다.
또 매각이 힘든 두산퓨얼셀과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드론`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두산로보틱스의 물류 자동화 사업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사업성이 미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중장기 계획으로 고려하되 캐시카우를 지켜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상헌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가장 큰 급선무는 지금 잘 되고 있는 인프라코어, 밥캣이라든지, 두산 자체 전자 부문들을 잘 지켜내면서 두산중공업이 회생되는 게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두산과 채권단이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계 별로 수정될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앵커>
네, 오늘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 그룹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위기의 원인이 무엇이고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겠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기업을 살리고 또 일자리를 지키는 게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송 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임원식(ryan@wowtv.co.kr), 송민화(mhsong@wowtv.co.kr), 이민재(tobemj@wowtv.co.kr) 기자
임원식기자 ry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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