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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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세계 곳곳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와 그를 기리는 행진이 진행됐다.

미국에서는 6일(현지시간) 미국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규탄하는 항의시위가 12일째 이어졌다. 수도인 워싱턴과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졌지만 대부분 평화 시위로 진행됐다.

워싱턴에 주둔했던 주(州) 방위군은 이날부터 철수하기 시작했고, 항의 시위 진원지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야간 통행금지령이 끝나는 등 미 전역의 시위사태는 진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영국에서는 정부가 자제하라고 권고했지만 수도 런던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BBC 방송,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들어 런던 의사당 인근 의회광장에 수천명이 집결했다. 한 참가자는 '제도화된 인종차별주의를 태워버릴 때다'라고 외쳤고, 또 다른 참가자는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한 바이러스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인종차별주의라고 부른다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와 런던데리에서는 이날 집회가 예정되자 경찰은 주요 도로 대중교통 길목에서 참가자를 막기 위해 검문했다. 프랑스에서도 수도 파리, 릴과 낭트, 보르도, 마르세유 등 대도시에서 이날 오후 집회를 위해 참가자가 속속 모이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마드리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다른 유럽 내 주요 도시에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열렸거나 예정됐다.

아시아에서도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도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 시위가 열렸다. 서울 명동에서는 6일(한국시간) 100여명의 참가자가 추모의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피켓을 든 채 명동에서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침묵 행진을 했다. 한빛광장에 도착한 행진 참가자들은 주최자의 안내에 따라 1분간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 채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했다.

일본도 시위에 동참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쿄도(東京都) 시부야(澁谷)구 소재 JR 시부야역 앞 광장에 시민 약 500명이 모여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미국 경찰이 무자비하게 대응해 흑인 남성을 숨지게 한 것에 항의했다.

중국에서는 시위를 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중국 외교부가 흑인 사망 항의 시위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흑인의 생명도 생명"이라며 "그들의 인권도 보장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시위는 미국 소수 민족이 인종 차별을 받았고, 이는 미국 사회가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라며 "현 상황은 미국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며, 미국 경찰의 폭력적인 법 집행 문제의 심각성과 문제 해결의 시급성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했다. 당시 경찰의 무릎 밑에 깔린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으나, 경찰의 진압은 8∼9분여간 지속됐다. 결국 플로이드는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건 당일 밤 사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