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특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로 가는 길은 막혔고, 실내 활동도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차박족(차에서 숙박하는 사람들)'과 '주말 캠핑족'도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캠핑 용품이 '나홀로 성장'을 하고 있다. 커피업계는 휴가철을 앞두고 대대적인 '캠핑 마케팅'에 나섰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비행기 못타니 캠핑 가자"

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3~5월 캠핑용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바베큐 그릴 매출은 109%, 캠핑 조리기구는 106% 늘었다. 캠핑 테이블과 의자류 등 소품 매출도 96% 증가했다. 초여름 날씨가 본격화한 이달 들어서는 그늘막과 접이식 수납함 등도 많이 팔리고 있다.

홈플러스의 캠핑 관련 상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최대 169%까지 늘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줄었던 수입 물량이 풀렸고, 본격적인 휴가 시즌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17일까지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캠핑용품 20종을 20% 할인하는 등 '슬기로운 캠핑생활' 기획전을 연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달 아웃도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자 모든 점포에서 11일까지 캠핑 용품전을 열기로 했다. 강남점은 캠핑전문 편집매장 '홀라인'에서 원터치 그늘막과 야전침대, 캠핑용 화로대 등을 판매한다. 경기점은 나들이 용품을 대거 내놨다.

식품업계도 캠핑족을 겨냥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캠핑족을 겨냥해 '올반 소고기 구이' 간편식을 내놨고, 대상 청정원도 캠핑요리에 최적화된 '리치부어스트 칼집소시지' 등을 최근 출시했다. 하림, 풀무원 등도 각각 캠핑용 닭가슴살과 튜브 형태의 짜먹는 쌈장 등을 출시했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아웃도어와 만난 커피업계

20~40대가 캠핑에 열광하자 커피업계의 여름 마케팅도 달라졌다. 스타벅스가 내놓은 '서머체어'와 '서머레디백' 등 여름 캠핑용 굿즈는 품절 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파스쿠찌, 할리스, 커피앳웍스, 투썸플레이스 등도 캠핑용품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파스쿠찌는 지난달부터 캠핑용 대용량 보온 텀블러와 피크닉 매트를 판매 중이다. 보냉기능이 있는 아웃도어용 피크닉백도 출시했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커피앳웍스'는 캠핑과 산행 때 간편히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드립백과 트래블러 텀블러 세트를 내놨다. SPC그룹은 "커피앳웍스 드립백 세트는 3월에 30%, 4월에 17% 가량 판매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할리스커피는 아웃도어브랜드 '하이브로우'와 협업해 릴렉스체어와 폴딩카트 등 아웃도어용 라이프스타일 용품을 내놨다. 패션 브랜드 '커버낫'과 협업한 투썸플레이스는 썸머 매트 등을 여름 굿즈로 출시했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

커피업계가 아웃도어 용품을 내놓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과거에도 '돗자리 대란' '우산 대란' 등을 일으켰다.

커피의 대중화 역사를 들여다 봤을 때 아웃도어 업계와 커피의 협업이 당연하다는 분석도 있다. 커피는 세계인의 음료가 되기까지 '집밖에서' 진화했다. 미국 남북 전쟁 때 커피가 전쟁의 필수품으로 등장하며 군인들이 야전에서 생두를 지급 받기도 했다. 보급받은 생두를 모닥불에 볶아 강물에 끓여마시던 때가 있었다. 도구도 함께 개발됐다. 끓는 물을 순환시켜 커피를 여과하는 방식의 '퍼콜레이터', 스테인리스 컵에 커피와 물을 넣고 끓이는 '머켓' 등이 있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자연 속에서 마시는 커피의 DNA가 남아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캠핑용 커피 기기를 끊임없이 개발했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스탠리와 스노우픽은 각각 퍼콜레이터와 프렌치프레스 제품을 출시했다.

아웃도어용 커피용품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모카포트 등 전통적 기구부터 에어로프레스, 델터커피프레스, 와카코 미니프레소와 같은 휴대용 캡슐커피 머신, 드립백, 스페셜티 커피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 등이 캠핑족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캠핑가서 쓸 수 있는 아웃도어 커피용품의 모든 것>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퍼콜레이터
커피를 추출하는 오래된 방법 중 하나다. 1819년 프랑스인 양철장수 요제프 앙리-마리 로렌스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주전자를 가열해 내부의 파이프를 통해 뜨거운 물을 순환시켜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프렌치프레스
1852년 두 명의 프랑스인 메이어와 델포쥬에 의해 초창기 모델이 개발됐다. 덴마크의 주방기구회사 보덤(Bodum)에 의해 상품화되어 전세계에 보급됐다. 커피를 넣은 통해 철사망을 여과시켜 커피만 따라마시는 기구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아낸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모카포트
1933년 루이기 디 폰티가 디자인하고, 알폰소 비알레띠가 상업적으로 생산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할수 있는 주전자 모양의 추출기구다. 주전자의 아랫부분(보일러)에 물을 넣고 필터를 장착한 후, 커피를 넣는다. 주전자의 윗부분을 돌려 닫은 후 불 위에 올려 수증기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에어로프레스

2005년 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 에어로비가 만든 수동 가압방식의 추출기구다. 주사기 모양이다. 에어로프레스챔피언십이 매년 세계 각국을 돌며 열릴 정도로 인기있는 초간편 커피 추출 기구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델터커피프레스

2018년 11월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등장한 ‘주사식 브루잉’ 기구. 원리는 에어로프레스와 유사하나 불규칙하게 섞이는 것을 제어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통해 물을 계량할 수 있도록 했다. 캠핑 등 아웃도어에 적합한 추출기구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구.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와카코 프레소

2013년 홍콩에 설립된 스타트업 '와카코' 에서 개발한 휴대용 에스프레소 추출기구다. 분쇄된 커피를 넣어 바로 추출할 수 있는 '와코 나노프레소'와 캡슐커피를 사용할수 있는 '와코 미니프레소'가 있다.
"커피는 원래 밖에서 마셨다"…카페가 캠핑에 빠진 이유
카플라노

2015년 2월 우리나라에서 출시된 휴대용 커피 추출 기구다. 기존 추출기구와 달리 그라인더, 드리퍼, 주전자, 머그를 모두 담은 일체형 제품이다. 카플라노 클래식을 비롯해 에스프레소 추출기구 카플라노 컴프레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