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장(사진)이 지난 3월 초 취임한 뒤 처음으로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경영혁신 추진 전략’을 내놨다.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고용 사정을 업종, 지역별로 실시간 파악해 일자리정책 프로그램의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도록 돕겠다”고 했다.
나 원장은 고용정보원이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 종사자(특고), 프리랜서 등의 소득 관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국세청 금융회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영업자, 특고,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더 크다”며 “이들에 대한 전 국민 고용보험 적용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나 원장은 다만 “수급 자격, 보험료율, 급여액 등 제도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들의 소득과 취업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나 원장은 이번 코로나19 위기가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들은 정부 지원으로 일자리를 우선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 밖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취업자들은 고통이 극심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일자리안정자금,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정부 지원에 힘입어 고용보험 가입자가 매월 50만 명 이상 증가했지만 최근 10만 명대로 내려앉은 점을 예로 들었다. 나 원장은 “특히 한국은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영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플랫폼 종사자 비율이 높아졌는데 이번 위기가 이들에게 직격탄”이라고 덧붙였다.
나 원장은 고용서비스 혁신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금은 지역·업종·임금의 세 가지 정보를 단순 매칭하고 있지만 이 방식으로는 미래 일자리 환경을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종석 전문위원 js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