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삼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삼성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공통된 관측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5일 검찰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소식을 전하며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그룹 경영자원이 재판 대책에 할애되면서 중장기 전략 수립이 지연되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의 생산량을 늘리는 등 사태 해결에 핵심 역할을 한 이 부회장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한국 기업들과 정부 사이의 민감한 관계에 있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외신도 한국 최대 기업이 법률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고 전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부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된다면 대신할 인물이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AP통신도 “불안정한 반도체 시황과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가 회사 의사결정 과정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 부회장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삼성은 가장 중요한 결정권자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때도 외신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거액을 투자하고 사업구조를 전환할 때는 창업가의 구심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반도체처럼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업계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