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온 지 10년이 넘은 인기 게임의 지식재산권(IP)으로 만든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 게임 시장을 이끌고 있다. ‘리니지’에 이어 ‘뮤’ ‘카트라이더’ 등 흥행에 성공했던 PC 게임의 IP들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기존 게임에 익숙한 30·40대는 물론 신규 이용자 확보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웹젠이 지난달 27일 출시한 모바일 게임 ‘뮤 아크엔젤’은 국내 구글 앱 장터(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3위까지 올랐다. 2001년 출시된 PC 게임 ‘뮤’ IP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이다. 원작 게임의 캐릭터 성장 방식과 아이템 획득 방법, 3차원(3D) 그래픽 등을 모바일로 옮겼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넥슨이 지난달 12일 내놓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매출 9위를 기록 중이다. 출시 이후 최고 4위까지 올랐다. 이 게임도 2004년 출시된 PC 게임 카트라이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3D 그래픽과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조작 방식이 특징이다.

기존 PC 게임을 모바일로 옮긴 다른 게임들도 매출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매출 상위 10위 중 6개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게임 IP를 활용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리니지M’은 6개월 이상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와 2위를 지키고 있다. 2017년 나온 리니지M은 지난해 11월까지 1위를 고수하다가 리니지2M에 1위 자리를 넘겼다. 리니지M은 1998년 나온 PC 게임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이다. 리니지2M은 2003년 출시된 PC 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한 것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인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도 PC 게임 리니지2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매출 8위인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2012년 출시된 PC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 바탕이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신규 IP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출 10위권인 중국 게임 ‘AFK 아레나’와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신규 게임이지만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기가 검증된 IP를 활용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작고 마케팅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신규 게임 개발에는 손을 놓고 쉽게 돈 버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