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하는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사진=뉴스1
브리핑 하는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사진=뉴스1
앞으로는 대기업이 소송을 제기해도 정부의 중소기업 기술침해 조사는 멈추지 않고 진행된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기술 침해행위 조사 및 시정권고·공표 운영규정' 일부 개정안이 최근 행정 예고됐다.

개정안에는 요건 충족 시 조사 중지 결정을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현재 중기부 장관은 일시적 폐업 및 영업 중단, 도피, 외국인 사업자 대상 등으로 조사를 계속하기가 곤란한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조사를 중지하도록 되어 있었다. 여기서 '조사를 중지한다'는 문구가 '조사를 중지할 수 있다'로 바뀐다.

조사 중지 사유와 관련해서는 '조사 당사자 간의 소송 제기' 문구가 '조사 절차 개시 후 신고인의 소송제기'로 변경된다. 중소기업 기술을 침해해 정부 조사를 받는 대기업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조사를 중지시키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앞으로는 중소기업인 신고인이 소송을 제기할 때만 조사가 중지될 수 있고, 정부의 조사 중지 결정도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 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기술 침해 조사 제도가 결국 중소기업을 도와주기 위한 제도인데 대기업이 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소송을 낼 수도 있어 그런 경우를 막기 위해 규정을 더욱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 중지 사유에는 '과태료 부과 후 피신고인의 조사거부'도 추가됐다. 이 규정은 최근 중기부의 기술침해 조사를 거부한 대웅제약 사례와 연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기부는 전(前) 직원이 반출한 보톡스 제품의 원료와 제조기술 자료를 대웅제약이 불법 취득해 사용 중이라는 중소기업 메디톡스의 신고를 받아 조사에 나섰지만, 대웅제약이 연구소 현장조사를 거부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2018년 12월 기술침해 행정조사가 도입된 이후 첫 과태료 부과 사례다.

중기부는 대웅제약이 과태료를 거부할 경우 3차례까지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또다시 거부하면 각 거부 사례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계속 거부하면 조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