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들끓는 日 민심…아베 지지율 추락

2012년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선포한 긴급사태를 완전 해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내각의 지지율이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면서 아베 총리의 리더십이 붕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민영방송 TV도쿄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은 응답자의 38％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조사한 것보다 11％ 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안보 법제 개편 추진으로 여론이 악화한 2015년 7월(38％)과 같은 수치를 보였다.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응답자 비율은 9％ 포인트 상승한 51％였다. 내각 비판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많아진 것은 올해 2월에 이어 약 4개월 만이다.

특히 고령 유권자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두드러졌다. 60대 응답자는 66％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 중 30％가 '지도력 부재'를 이유로 꼽았다.

아베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는 반응은 지난달(35％)보다는 줄었으나 지난 1∼3월 조사에서 10％대였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이 계속해서 유권자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모든 주민에게 1인당 10만엔(약 111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73％가 '늦다'라고 반응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우선적으로 나서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의료체제 정비를 꼽은 이들이 33％로 가장 많았고 검사 체제 확충이 22％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긴급사태 와중에 내기 마작을 해 파문을 일으킨 구로카와 히로무 전 도쿄고검 검사장을 정식으로 징계하지 않고 경고의 일종인 '훈고' 처분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62％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이 36％로 가장 높았고 입헌민주당이 9％로 뒤를 이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0％로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조사했던 결과보다 2％ 포인트 떨어졌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 포인트 상승해 50％를 기록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반을 넘은 것은 사학재단 비리 의혹으로 정국이 들끓던 2018년 4월 조사(53％)에 이어 2년 2개월 만이다.

일본 정부의 경제 대책에 불만을 느낀다는 응답은 64％로 만족한다는 반응(27％)의 두 배를 넘었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자민당이 34％로 가장 높았으나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반응한 이들이 45％에 달했다.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대형 전광판에 아베 신조 총리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긴급사태 해제 관련 기자회견 방송이 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