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원호 "4년 준비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만족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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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원호 PD
'응답하라' 시리즈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대박 행진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기대해 달라"
'응답하라' 시리즈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대박 행진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기대해 달라"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며 능력을 발휘하는 연출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신원호 PD 만큼 단단한 입지를 구축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직도 회자되는 '남자의 자격'의 합창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신원호 PD는 tvN 이적 후 예능이 아닌 드라마에 도전했다. 이후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거쳐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시청률 불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응답하라1997'을 처음 선보일 때만 하더라도 유명 배우들에겐 캐스팅 제안을 모두 거절당하고, 같이 방송을 하던 사람들에게도 "이게 되겠냐"는 우려를 받았던 신원호 PD는 이제 모두가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연출자가 됐다. 매번 새로운 도전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던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의학드라마와 시즌제에 동시에 도전했다. 이번에도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향연, '찰떡' OST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신원호 PD는 "작품을 끝냈을 때 항상 스스로 100%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며 "이번에도 70~80% 정도 만족할 수 있었던 거 같다"면서 겸손함을 드러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준익(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채송화(전미도) 등 99학번 동문들이 주요 인물이지만, 이들을 둘러싼 캐릭터들도 허투루 그리지 않았다.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이전의 갈등들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몰입도를 높이더니 마지막회 시청률은 14.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사들의 인간적인 생활을 세밀하게 보여주면서 "의사들도 인정한 의학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본방이 끝나면 곧바로 리뷰 영상이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될 정도. 이렇게 세밀한 연출을 위해 신원호 PD는 4년이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준비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 중에도 작가들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취재를 다녔어요. 자문 선생님을 계속 귀찮게 하고,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과가 정리되기 시작했죠.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수술과 외래 진료 현장을 보러 다녔는데, 그럼에도 실제 의료진을 따라잡을 순 없었어요. 왜 의학드라마가 힘들고, 그게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는지 준비기간 동안 깨달은 거 같아요."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준비할 당시 그 시대를 반영한 깨알같은 소품 배치로 추억을 자극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원호 PD의 '디테일'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장에 별도로 자문 선생님을 모시고 하나하나 확인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세세하게 동작하나하나를 체크해야 하는 수술 장면의 경우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모됐다"면서 "자문 선생님 없이는 한 걸음도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보여지는 것 뿐 아니라 드라마의 핵심인 이야기와 캐릭터도 꼼꼼히 챙겼다. '인물소개-전개-갈등-결말'이라는 기존의 드라마 화법을 거부해 왔던 신원호 PD는 이번에도 의사와 환자들의 이야기만으로 12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데 성공했다. "머물러 있으면 늘 똑같아요. 이우정 작가와 15년 가까이 일을 하다보니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도 당연히 늘 똑같을 수 밖에 없어요. 매번 힘들지만 자발적으로 룰을 바꾸고 틀을 바꾸고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지 않으면 뇌는 늘 똑같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다고 이전의 작품들과 100퍼센트 다른 작품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저 우리가 가장 원하는 건 '분명 너희 같은데 또 새롭다'는 반응이에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이끌었던 많은 캐릭터들 중에 신원호 PD에게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99즈' 5인방 중 하나를 뽑을 거란 예상과 달리 신원호 PD는 도재학(정문성)이라고 답했다. 사법고시 낙방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흉부외과 치프 레지던트가 된 늦깍이 의사. 매번 김준완에게 심한 소리를 들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도재학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감초로 꼽혔던 캐릭터였다.
"연출자로서 당연히 모든 캐릭터에게 애착이 가요. 굳이 마음이 가는 캐릭터 하나를 고르라면 도재학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지점들을 담당하고 있어서 가장 짠한 느낌이 많아 늘 응원하고픈 기분이었어요. 워낙 웃기는 사람을 좋아하는 개인적 성향 때문도 있을 것이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지난 5월 28일 종영했지만, 신원호 PD는 아직 쉬지 못하고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시즌2 준비는 물론 새 얼굴을 발굴하기 위해 대학로 극장을 직접 찾고 있기 때문. 그의 계획 속에 예능 복귀는 없을까.
"예능이나 드라마나 어차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고 작업 방식이나 회의 방향성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도 방송 중에서 가장 힘든 건 예능을 잘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가뜩이나 어려운 일인데 지난 10년간 드라마만 하면서 예능감마저 잃었어요. 이제는 예능을 다시 하라 하면 무서울 것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응답하라1997'을 처음 선보일 때만 하더라도 유명 배우들에겐 캐스팅 제안을 모두 거절당하고, 같이 방송을 하던 사람들에게도 "이게 되겠냐"는 우려를 받았던 신원호 PD는 이제 모두가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연출자가 됐다. 매번 새로운 도전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던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의학드라마와 시즌제에 동시에 도전했다. 이번에도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향연, '찰떡' OST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신원호 PD는 "작품을 끝냈을 때 항상 스스로 100%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며 "이번에도 70~80% 정도 만족할 수 있었던 거 같다"면서 겸손함을 드러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준익(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채송화(전미도) 등 99학번 동문들이 주요 인물이지만, 이들을 둘러싼 캐릭터들도 허투루 그리지 않았다.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이전의 갈등들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몰입도를 높이더니 마지막회 시청률은 14.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사들의 인간적인 생활을 세밀하게 보여주면서 "의사들도 인정한 의학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본방이 끝나면 곧바로 리뷰 영상이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될 정도. 이렇게 세밀한 연출을 위해 신원호 PD는 4년이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준비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 중에도 작가들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취재를 다녔어요. 자문 선생님을 계속 귀찮게 하고,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과가 정리되기 시작했죠.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수술과 외래 진료 현장을 보러 다녔는데, 그럼에도 실제 의료진을 따라잡을 순 없었어요. 왜 의학드라마가 힘들고, 그게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는지 준비기간 동안 깨달은 거 같아요."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준비할 당시 그 시대를 반영한 깨알같은 소품 배치로 추억을 자극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원호 PD의 '디테일'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장에 별도로 자문 선생님을 모시고 하나하나 확인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세세하게 동작하나하나를 체크해야 하는 수술 장면의 경우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모됐다"면서 "자문 선생님 없이는 한 걸음도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보여지는 것 뿐 아니라 드라마의 핵심인 이야기와 캐릭터도 꼼꼼히 챙겼다. '인물소개-전개-갈등-결말'이라는 기존의 드라마 화법을 거부해 왔던 신원호 PD는 이번에도 의사와 환자들의 이야기만으로 12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데 성공했다. "머물러 있으면 늘 똑같아요. 이우정 작가와 15년 가까이 일을 하다보니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도 당연히 늘 똑같을 수 밖에 없어요. 매번 힘들지만 자발적으로 룰을 바꾸고 틀을 바꾸고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지 않으면 뇌는 늘 똑같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다고 이전의 작품들과 100퍼센트 다른 작품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저 우리가 가장 원하는 건 '분명 너희 같은데 또 새롭다'는 반응이에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이끌었던 많은 캐릭터들 중에 신원호 PD에게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99즈' 5인방 중 하나를 뽑을 거란 예상과 달리 신원호 PD는 도재학(정문성)이라고 답했다. 사법고시 낙방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흉부외과 치프 레지던트가 된 늦깍이 의사. 매번 김준완에게 심한 소리를 들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도재학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감초로 꼽혔던 캐릭터였다.
"연출자로서 당연히 모든 캐릭터에게 애착이 가요. 굳이 마음이 가는 캐릭터 하나를 고르라면 도재학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지점들을 담당하고 있어서 가장 짠한 느낌이 많아 늘 응원하고픈 기분이었어요. 워낙 웃기는 사람을 좋아하는 개인적 성향 때문도 있을 것이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지난 5월 28일 종영했지만, 신원호 PD는 아직 쉬지 못하고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시즌2 준비는 물론 새 얼굴을 발굴하기 위해 대학로 극장을 직접 찾고 있기 때문. 그의 계획 속에 예능 복귀는 없을까.
"예능이나 드라마나 어차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고 작업 방식이나 회의 방향성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도 방송 중에서 가장 힘든 건 예능을 잘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가뜩이나 어려운 일인데 지난 10년간 드라마만 하면서 예능감마저 잃었어요. 이제는 예능을 다시 하라 하면 무서울 것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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