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인 부친에게서 중견기업을 물려받은 A씨는 최근 회삿돈 16억원으로 슈퍼카 6대를 샀다. 법인 명의인 만큼 업무용으로 써야 했지만 6대 모두 본인과 배우자, 대학생 자녀 2명의 개인 자가용으로 사용했다. A씨는 또 27억원 상당의 콘도를 회사 명의로 구입해 가족 전용 별장으로 이용했다.

국세청은 A씨처럼 ‘무늬만 회사 차’를 사적 용도로 쓰는 등의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고액 자산가 24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24명 중 15명이 일하지 않는 본인의 가족을 직원인 것처럼 등재한 뒤 고액 급여를 지급했다. 나머지 9명은 고급 차를 회사 명의로 등록한 뒤 사적으로 이용해 법인세 등을 탈루했다. 9명이 사적으로 활용한 법인 명의의 차량만 41대(102억원 상당)였다. 7대를 보유한 사람이 1명, 6대 보유자도 3명이었다.

B씨는 회사 명의로 평균 6억5000만원인 스포츠카 2대를 구입해 배우자와 자녀가 쓰게 했다. B씨는 또 회사 명의로 80억원 상당의 서울 강남 아파트를 구입해 개인 주택으로 활용했다.

회사에서 일하지 않는 가족에게 고액 급여를 지급한 유명 식품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도 적발됐다. C씨는 직업이 없는 80대 후반의 부모와 배우자, 자녀를 임직원으로 올려놓고 5년간 45억원 상당의 급여를 부당 지급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