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보건당국이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무증상자라고 8일 밝혔다. 싱가포르는 봉쇄 조치를 극히 신중하게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범정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대표를 맡고 있는 로렌스 웡 국가개발부 장관은 "최근 검진 대상을 확대하면서 유증상자와 무증상자가 1대1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가 완화된다 해도 무증상자가 많기 때문에 경제 재개는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무증상자 숫자를 정확히 밝힌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2주간 확진자는 6300여명에 달한다.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무증상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증상 전염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며, 이 때문에 봉쇄를 해제하면 전염이 다시 크게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웡 장관은 "무증상자는 기침 또는 콧물 등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전염시킬 확률도 낮지만 싱가포르에서도 주거 밀집 지역에서 무증상 전염 사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활동 재개 요구도 많지만, 지역사회에 무증상자가 얼마나 많은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싱가포르 정부는 확진자와의 접촉을 확인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기를 개발해 570만 인구 전원의 옷이나 가방에 부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말이면 이 기기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까지 3만8000여명에 달한다. 두달간의 봉쇄 끝에 지난주에 학교와 일부 회사를 다시 열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