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에서 -5.2%로 낮췄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1년 이후 가장 낮다.

세계은행은 8일 ‘2020년 6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5.2%로 끌어내렸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을 겪을 것”이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도 세 배가량 가파른 경기침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세계은행의 성장률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3.0%)보다 더 암울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세계은행과 IMF는 국내총생산(GDP) 계산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구매력 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IMF의 계산 방식을 적용하면 세계은행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1%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지역별로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성장률을 -9.1%로 가장 낮게 전망했다. 관광업 타격과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의 영향으로 지난 1월 전망 대비 성장률을 10.1%포인트 끌어내렸다. 미국은 서비스업 타격과 산업생산 감소 등으로 -6.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해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0.5%로 전망했다. 지역별로 유일하게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1.0%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을 제외하면 이 지역 나머지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1.2%로 떨어진다.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한국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분석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