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측 "왜 함구령이냐" 불만 표출
"충정 왜곡말라" 이낙연, 전대 불출마론에 '방화벽' 치기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로 유력한 이낙연 의원 측이 대권주자를 향한 8월 전대 불출마론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 의원 측의 핵심 인사는 최근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의원들과 만나 이들의 불출마 의견 개진에 "당권·대권 분리규정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특권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부적절하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지난 3일 더미래 정례회의에서 대권주자들의 전대 출마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연합뉴스 보도가 발단이 됐다.

정례회의에 이어 일부 더미래 의원과 다선 의원들이 출마 재고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도는 등 여론 흐름이 심상치 않자 이 의원 측이 전방위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인사는 '해당행위'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 전 총리의 충정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가 레임덕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시기의 엄중함이 아닌 (당대표) 임기의 짧음(7개월)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낙연 의원도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으로 더미래 회장인 진선미 의원 등에게 연락을 취해 간접적으로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미래는 우상호 우원식 이인영 박홍근 김성환 기동민 등 의원 50여명이 속한 당내 최대 모임으로 여러 계파와 출신 그룹을 망라하는 게 특징으로, 친문을 비롯해 86 운동권 그룹과 박원순계, 김근태 의장 직계인 민평련계가 속해 있다.

더미래는 오는 10일 정례회의를 할 예정이지만 이 의원 측의 반발 기류로 전대 문제에 관해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미래의 한 의원은 "특정인의 불출마를 요구한 게 아니라 대선 전초전 양상으로 가는 것을 우려했던 것"이라며 "당을 향한 충정에서 시작했지만, 정파적으로 해석되고 있어서 더미래 차원에서 뭔가를 더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 다선 의원은 "유력 대선주자인 이 의원이 사실상 함구령을 내린 것 아니냐"고 했고,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 측도 "당내 자연스러운 의사소통도 못 하게 막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의 뜻에 동조하는 일부 의원들은 조만간 SNS 등에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8월 전대가 당권·대권주자의 각축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물밑 세대결과 신경전이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